사회
'셀프수사 논란' 관세청 한진 비리 제보 카톡방 개설…'미리 흔적 지우기' 의심도
입력 2018-04-25 10:19  | 수정 2018-04-25 11:17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의 오픈 채팅방/ 사진=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의 오픈 채팅방

오늘(2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전날부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인천세관이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제보방을 만들고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행위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제보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URL 주소를 통해 제보방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제보방에는 "#인천세관 #갑질 #제보 #항공사"라는 해시태그도 달아 제보자가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방은 익명 그룹 채팅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화 참여자들이 서로 대화를 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개인 신분이 드러나는 민감한 제보 내용은 제보방에 공개된 텔레그램 메신저 ID를 통해 1대1로 제보할 수도 있습니다.

관세청은 제보방을 통해 해외 신용카드 내역 분석이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하지 못한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관 당국이 직접 제보방을 만들고 첩보 수집에 나선 것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 이후에도 여전히 내부 핵심 제보자의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관세청은 언론 등을 통해 조 씨 일가의 구체적인 탈세 정황을 증언한 직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모두 사내 보복이나 공범으로 몰릴 것 등을 우려해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세청의 제보방과 별도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대한항공 직원과 기자 등이 참여하는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과 '대한항공 갑질 비리 불법 제보방'등이 개설돼 운용 중입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분석이 끝나면 참고인 조사 등을 거쳐 피의자 소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세청은 최근 인천본부세관의 한 직원이 대한항공 직원에게 자리 배정과 관련된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최근 세관 직원이 항공기 좌석 이동을 부탁한 정황이 담긴 대한항공의 사내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세관과 대한항공 간 유착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카톡방에서 제보를 받아 미리 흔적을 지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옵니다.

전날에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물품을 세관 직원의 검색 없이 통과시켰다는 전직 직원의 폭로도 나왔습니다.

관세청은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관이 이 같은 대한항공 측의 밀수·탈세를 묵인했다는 의혹도 계속되면서 '셀프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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