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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고등래퍼2`, 진정한 `진정성`으로 시즌1 뛰어넘다
입력 2018-04-24 16:18 
'고등래퍼2' TOP3 이병재, 김하온, 이로한(왼쪽부터).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고등래퍼2'가 뜨거운 관심 속 종영했다. 수년째 연례 행사처럼 만나게 되는 힙합 서바이벌의 홍수 속, '고등래퍼2'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그들의 진정성 있는 외침 덕분이었다.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Mnet '고등래퍼2' TOP3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승자 김하온을 비롯해 이로한(배연서), 이병재까지 TOP3 및 김태은 CP, 전지현 PD가 한 자리에 모여 프로그램을 끝낸 소회를 전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고등래퍼2'는 고등학생들만의 거침없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힙합을 통해 담아내는 것은 물론 10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건강한 힙합 문화를 전파할 고교 래퍼 서바이벌로 시즌1을 뛰어 넘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루비룸팀 소속 '명상래퍼' 김하온은 독보적인 실력과 철학적인 가사로 '고등래퍼2'의 왕좌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행주/보이비팀 이로한은 배연서라는 이름으로 레이스를 이어갔으며 파이널 라운드에서 이로한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무대를 장식했다. 3위에 오른 그루비룸팀 이병재는 내면의 어두움과 불안, 우울의 감정을 표현, 호평을 받았다.
이날 김태은 CP는 "짜릿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다"면서 "나이는 어리지만 가치관을 갖고 올곧게 살아가는 친구들의 가치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전지현 PD는 "'고등래퍼'를 통해 이 시대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는데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것 같고 공감해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프로그램 할 때 목표가 있었는데, 참가자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TOP3 또한 4개월 여정을 무사히 마친 소회를 밝혔다. 1위로 '고등래퍼2'를 마친 김하온은 "생각 없이 지원했다가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동시에 좋은 음악도 만들게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준우승 이로한은 "준우승이 별로 실감이 안 난다. 많이 찾아주시는데, 생각지도 못한 삶을 살고 있다. 사실 일찍 떨어질 줄 알았는데 하다 보니 준우승 하게 돼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 준비도 천천히 할 생각이었는데 어느 정도 중압감도 생긴 것 같아서 적당히 빠르게 해서 앞으로도 자주 여기저기 이름이 보이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3위로 최종 랭크된 이병재는 "프로그램이 끝나서 후련하다. 내 음악이 더 이상 경쟁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이느냐는 질문에 이병재는 "하온이라는 친구를 알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하온은 "나 역시 좋은 친구를 얻은 게 가장 좋다. 그 중 병재와 라온이도 포함돼 있다. 사실 혼자 생각을 이야기하려 나왔는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시즌 내내 남다른 우정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로한 역시 "같이 음악을 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났다는 것"이라며 "하온이도 그렇고, 외적으로 좀 더 넓게 생긴 것 같아 그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래퍼2' 경연곡들이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기록한 데 대해서도 얼떨떨해 했다. 김하온은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보잘 것 없는 저를 사랑해주시고 음악을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신기하다. 바라만 보던 위치가 되니 오묘하고 감사하고 새삼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병재는 "너무 감사하다. 수많은 가수들 위에 내 이름이 있으니 과대평가 된 느낌도 있는데, 감사하다. 차트 욕심은 없고 내 음악의 만족도에 대한 욕심만 있어 지금의 성적은 그저 감사할 뿐"이라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예상대로 김하온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 시즌과 '쇼미더머니6'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점에서 김하온에게는 '역전의 드라마'이기도 했다.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사진|강영국 기자
1년 사이에 성장하는 데 있어서 멘토가 된 인물은 없었을까. 김하온은 "작년에 떨어지고 나서 세상에 다양하고 멋진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 그 중에 내가 빛나려면 내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 자신을 찾자는 생각으로 굉장히 많은 미디어를 접했다.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강연 영상도 많이 보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김하온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멘토를 지정하지 못하겠다. 세상이 나의 스승님인 것 같다. 굉장히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하온은 이전 서바이벌 도전 당시와 달라진 점에 대해 "준결승 무대때도 말씀드렸지만 나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이 없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랩이라는 걸 하고 싶어서 다른 분들의 음악을 따라갔던 것 같다. 그래서 뜻도 모르는 욕도 하고 뜻도 모르는 제스처도 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하고 싶고, 스스로에게 떳떳한 행동과 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보적인 철학을 지닌 가사로 주목 받기도 한 김하온은 가사의 노하우에 대해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 같다. 엄청 고민하는 편도 아니다. 그렇게 잘 쓰는지도 잘 모르겠고, 잘 쓴다는 말은 과찬이시다"고 말했다.
향후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일까. 그는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좀 더 평화롭고 재미있는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헤매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 역시 시즌2로 내놓은 성과에 대해 고무적으로 내부 평가 하고 있다. 시즌1과 달리 논란 없이도 높은 공감대를 형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전지현 PD는 "누구를 흉내내거나 꾸며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기 때문에 사람들의 공감을 많이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전지현 PD는 "대체로 서바이벌이 경쟁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 이야기에 대해 관심이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걸 들려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렇다 할 논란이 없었던 점에 대해 김태은 CP는 "10대의 이야기를 담는 게 목적이었고 그 중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는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대규모 지역 예선을 없애고, 내부적인 검증 시스템도 마련해서 논란 없는 시즌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래퍼가 서바이벌이긴 하지만 최대한 경쟁, 갈등 등 자극적인 요소는 빼고 그들이 어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게 하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드린 게 논란을 줄일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3 전망도 밝다. 김태은 CP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고등래퍼는 계속 될 것 같다. 시기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내년 초 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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