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코스닥 상장사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증자 이후 기업 가치 개선보다는 단기 이벤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코스닥 시장에서 영신금속 주가는 12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35% 오른 30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 기록한 저점에 비해서는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영신금속 주가는 지난 2월 16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뒤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이달 6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래 강세와 약세가 번갈아 반복되고 있다.
디지털 영화 콘텐츠 업체 제이웨이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1월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뒤 주가는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부터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3일에는 저점 기준 87.34%나 오르기도 했다. 이후에는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상증자 일정을 계획보다 늦추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제이웨이는 당초 23~24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달 8~9일로 미뤘다. 유상증자 발행 가액이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가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전기기기 제조업체 이화전기도 증자 일정을 이달에서 다음달로 미뤘다. 그러면서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면서 최근 4거래일간 주가가 50%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보통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에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인데다가 주식을 더 발행하면 지분율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다만 기존 주주들에게 청약시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신규 사업에 투자하면 향후 기업 가치가 개선될 여지도 있다. 유상증자를 무조건 악재로만 볼 수는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최근 롤러코스터 현상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자 후 기업 가치에 대한 근본적 고려보다는 단기성 이벤트에 주목한 결과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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