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북 재개발도 특별점검…연내 30곳 조사
입력 2018-04-22 17:39  | 수정 2018-04-22 20:55
서울시가 조합 특별점검에 나선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 다세대주택 철거 전 모습. [매경DB]
서울시가 강북 지역 재개발조합에 대한 특별점검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강남권 재건축조합에 대한 비리 점검과 행정조치에 주력했던 서울시가 '타깃'을 강북 및 재개발조합으로 확대한 것이다.
강남 집값은 지난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4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강북권은 '풍선효과'로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의 재개발조합 점검이 강북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9일간(영업일 기준) 서울 동대문구 용두5주택재개발조합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 재생협력과 조합운영개선팀장을 반장으로 서울시, 동대문구, 외부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꾸렸다.
서울시는 용두5구역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 전역의 재개발·재건축조합 점검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담당자는 "매년 20~30곳씩 재개발과 재건축 조합을 점검해 왔는데 올해는 3월까지 국토교통부와 강남권 재건축조합 합동조사 때문에 시 차원의 자체 점검을 아직 3건밖에 하지 못했다"면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 연말까지 총 30곳 점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현재 용두5구역 이외에도 재개발조합 15곳 정도가 점검 대상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특별점검을 통해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업비 차입 및 집행 관련 적정성 △인건비·운영비·사업비 지출 관련 회계처리 적정성 △용역사 선정 및 계약 적정성(계약 방법·절차·금액 등) △정보 공개 적정성 등 4개 항목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점검 과정에서 조합의 부적정 사례가 발견될 경우 수사 의뢰 등 고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연말·연초 강남권 재건축조합 집중 점검을 통해 정부의 강남 집값 누르기에 동참했던 서울시가 최근 풍선효과로 꿈틀대는 강북 재개발 지역 집값 상승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청량리 일대와 흑석, 신길, 수색·증산 등 비강남 지역 재개발 구역 입주권은 3억~4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말 이후 지난 16일까지 한 달 반 동안 서울 25개 자치구별 아파트값 상승률은 동작구(1.36%) 마포구(1.35%) 성북구(1.27%) 서대문구(1.18%) 강서구(1.08%) 순으로 상위 10곳 모두 비강남권이 차지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를 받기까지 과정에서 조합 내 잡음이 생겼을 때 점검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용두5구역처럼 이미 이주가 상당히 진행된 사업장에 대한 점검은 드물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주택과 담당자는 "용두5구역은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가 진행 중인데 반대하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서울시가 특별점검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보 서울시 주거사업기획관(국장)은 "통상적으로 해오던 점검이고 집값 잡기 의도는 전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서울시 의도 여부와는 상관없이 시장 심리에는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용두5구역은 지난달 거래된 조합원 입주권 프리미엄이 3억원에 육박했다. 왕십리역 인근 중개업소 담당자는 "용두5구역은 왕십리와 가까워 최근 관심이 늘었는데 조합 비리 조사가 본격화하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토부, 감정원 등과 함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신동아 등 강남권 5개 재건축조합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총 76건의 부적격 사례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 및 시정명령 등 행정지도 조치를 취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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