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현민 사태'에 조양호 회장, 사과 대신 집무실 방음공사?
입력 2018-04-22 11:46  | 수정 2018-04-29 12:05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확산하자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전무와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고성·막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총수 일가의 각종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자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큰 소리가 밖에 새어 나가지 않도록 내부 보안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22일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조 회장 집무실에 대한 방음공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방음공사는 조 회장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현민 전무가 본사 6층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폭언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후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대한항공 관계자도 "방음공사는 조 회장이 근무하는 중역실에서 금∼토요일 사이 이뤄졌다"며 "조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방음공사는 은밀하게 진행됐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이 올라올 정도로 회사 안팎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막말을 하는 잘못된 행동을 고칠 생각은 안 하고 방음공사로 잘못을 은폐할 궁리만 하느냐는 비판이 예상된다"며 "사람들이 앞으로도 막말과 욕설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텐데, 경솔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지난 주 서울 공항동 본사 7층 회장실 포함 중역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한 적은 있었으나, 방음 공사를 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또, "중역실은 직원들과 격리된 곳이어서 별도 방음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이달 12일 차녀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발생한 뒤 이날까지도 어떤 사과나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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