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터 차 "北 핵 실험장 폐기 비핵화 선언 아니다…핵보유국 행세하는 것"
입력 2018-04-22 11:11  | 수정 2018-04-29 12:05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비핵화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습니다.

차 석좌는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대화 도중에는 모든 시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번 선언은 그 약속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선언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즉 시험 금지, 선(先)사용 금지, 이송 금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북한이 핵보유국 행세를 한다는 것입니다.

차 석좌는 "그러므로 이는 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의도와 관련, "아무도 이것을 믿지 않지만, 북한은 그들에게 필요한 전부인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을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표 이후 트위터에서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환영했습니다. 또 "모두를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선언에 대해 거듭 '진전'이라는 평가를 매겼습니다.

차 석좌는 "이 모든 상황에서 대답이 없는 명쾌한 질문은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양보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미국 정부가 포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북한에 줄 것이) 평화조약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한미) 군사훈련 중단, 미사일 방어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조지 W. 부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가 올해 초 낙마했습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비교적 강경한 입장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의 제한적 선제타격론, 이른바 '코피 전략'에 반대한 것이 낙마 사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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