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심의위 거쳐 영장청구했지만 기각…성추행조사단 '불구속 기소'에 무게
자신이 성추행한 여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어제(18일) 안 전 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성립에 다툴 부분이 많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안 전 검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의 이유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인사문제는 수사로 밝히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안 전 검찰국장은 영장심사에서 "나는 부장검사 이상 인사만 했지 평검사 인사는 과장과 담당 검사가 알아서 했다"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서지현 검사의 이름을 서 검사가 폭로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발뺌을 했습니다.
서 검사도 이 부분에 대해서 미투 폭로 당시 "인사 불이익이라는 것은 검찰 인사가 워낙에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일부 내부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요. 사실은 밝히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이번 사건의 최대 논란이였던 성추행이 범죄혐의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서 검사가 고소 기간인 사건 후 6개월 이내에 고소하지 않아 이 사안은 처벌이 불가능했습니다. 본질인 성추행이 혐의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세번째로 성추행과 인사불이익간의 인과관계를 연결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성추행은 2010년에 일어났고 인사불이익은 2015년에 일어났습니다. 또한 성추행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은 인사관련 보직을 맡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전보된 것은 검찰인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니까 명백한 불이익은 맞는데 그게 안 전 검찰국장의 지시로 그랬다는 입증이 안 됐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검찰 자체조사의 한계입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안태근라인 검사들이 법무부에서 계속 과장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관련자들이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조사단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다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다는 이르면 24일께 안 전 검사장을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방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미 3개월 가까이 수사가 진행된 만큼 더 이상의 수사는 무리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