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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만 바이오 버블…붕괴시 부정적 영향 클 것"
입력 2018-04-18 13:57 
[자료 출처 = 유진투자증권]

최근 바이오 종목들의 '묻지마 상승'이 중소형주 시장의 건정성을 훼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오 버블이 붕괴 됐을 때 파급력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지난 11월 이후 주가 상승 상위 30개 업체 중 약 80%가 바이오 회사들이었다"며 "많은 회사들이 기초체력보다 기대가 현저히 앞선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파이프라인 가치가 상승해 재평가 받은 회사들도 있지만, 최근 중소형 바이오회사들이 전임상단계의 물질만 확보해도 매수세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우리 증시에서 지난 11월부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필룩스다. 이 회사는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신약개발회사를 인수한 게 호재로 작용해 832.7%가 급등했다. 에이프로젠 KIC는 면역 항체 4종류의 소유권을 양도 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659.6%가 뛰었고, 폴루스바이오팜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 61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연구원은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하면 주가는 어김 없이 고공행진한다"며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을 수출(라이선스 아웃)해도 최종 임상을 통과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의 판매 승인을 받을 확률은 더욱 낮다"며 "의미 있는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은 일부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는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증시의 '바이오 장세'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엇박자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바이오 시장 인덱스인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NBI)는 지난 1년 동안 8.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1.4% 하락해 상승률이 오히려 둔화됐다. 반면 KRX 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1년 간 각각 96.5%,123.3%씩 급등했다.
그는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상위 회사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중소형주는 많지 않다"며 "일부 회사가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지만 초기 계약금이 전체 수출 금액 중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바이오 버블은 과거 IT 버블보다 사회적으로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더 클 것"이라며 "건전한 성장을 하는 다른 중소형주로 바구니를 채워갈 때"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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