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단 역사 겪어낸 은막의 스타' 최은희 별세
입력 2018-04-17 06:50  | 수정 2018-04-17 07:13
【 앵커멘트 】
원로 배우 최은희 씨가 어제(16일) 향년 92세로 별세했습니다.
50~60년대 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최 씨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겪으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다 눈을 감았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배우 최은희 씨는 열 일곱 살에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해 1947년 영화 '새로운 맹서'로 스크린에 데뷔했습니다.

당시 김지미, 엄앵란 씨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며 대중의 인기를 얻었던 최 씨, 6·25 전쟁이 일어나며 영화 같은 삶이 시작됐습니다.

1953년 신상옥 감독을 만난 뒤 전성기를 누렸던 최 씨는 1978년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됩니다.

이후 북한에서 납북된 신 감독을 재회한 최 씨는 그곳에서 17편의 영화를 찍고 탈북하게 됩니다.


1986년, 두 사람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영화 촬영을 떠났다가 현지 미국 대사관으로 망명해 탈북에 성공했습니다.

▶ 인터뷰 : 고 최은희 (2016년 6월)
- "우리가 그리운 자유세계로 자유를 찾아서 가야겠다고, 그런 결심을 했었어요. 두 사람이."

납북 당시의 이야기는 2016년 미국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연인과 독재자'에 담겼습니다.

전쟁과 납북, 10년이 넘는 망명생활을 겪으면서도 최 씨는 수백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한 획을 그었습니다.

향년 92세, 최 씨는 2006년 남편 신상옥 감독이 세상을 떠난 뒤 건강이 악화됐으며 최근까지 신장 투석을 받는 등 투병하다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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