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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멍석 깔아준 김용의 “익훈이를 믿었다”
입력 2018-04-12 22:25 
LG의 역전 드라마를 만든 김용의(왼쪽)와 안익훈(오른쪽).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내가 (멍석)다 깔아줬다.”
12일 잠실 SK-LG전의 끝내기 안타를 친 안익훈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걸 본 김용의가 꺼낸 한마디였다. 안익훈은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뒷심 승부의 마침표를 찍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안익훈이었지만, 그 무대를 만들어준 것은 김용의였다. LG 역전승의 진짜 주역이었다.
2-4의 9회 2사 1,2루. LG는 윤진호 타석에서 대타 김용의 카드를 꺼냈다. 김용의는 박정배의 초구를 때렸다. 타구는 외야 우측으로 날아갔다. 2루 주자 정주현이 홈을 밟았다.
이후부터 순식간이었다. 박정배는 안익훈 타석에서 초구부터 폭투를 던져 4-4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B 1S에서 안익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역전 결승 득점을 올린 선수가 김용의였다.
김용의는 이전 경기(10일)에서 대타로 나갔다가 삼진 아웃됐다. 그 생각이 많이 났다. 항상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지만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격적으로 임하려고 초구부터 배트를 휘둘렀다”라고 밝혔다.
LG는 8회까지 2-0으로 리드했다. SK는 3안타로 꽁꽁 묶였다. 하지만 진해수, 정찬헌이 흔들리며 9회 4점을 헌납했다. 승부의 추는 SK에게로 기우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LG의 뒷심이 더 셌다.

김용의는 사실 역전승을 거둘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점차였고 투수도 베테랑 마무리투수였다”라며 중요한 상황에 투입돼 역전승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다”라고 말했다.
3루에 있던 김용의는 연장 승부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전 4타석에서 내야 땅볼만 쳤지만 안익훈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김용의는 최근 (안)익훈이가 타격감이 좋지 않다. 그러나 1번타자로서 재능을 갖고 있어 (경기를 끝낼 것이라고)‘동생을 믿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2번째 끝내기 안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안익훈을 기특하게 여겼다. 김용의는 기회가 왔을 때 쳐야 ‘스타가 될 수 있다”라며 주인공이 된 안익훈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 스포트라이트 바로 옆에 있는 김용의였다. 그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난 이미 빛을 몇 번 봤다. 내가 주인공이 되기보다 팀이 승리하는데 이바지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는 말과 함께 웃으며 더그아웃을 떠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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