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22학년도 대입제도 혼란에…고민 깊어지는 중3 학생들
입력 2018-04-12 16:12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개편과 관련해 사실상 백지 상태의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당장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이송한 개편안은 현재 중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일반고·특목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어느 곳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대입 유·불리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텐데 교육부가 제도 개편의 공을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기면서 불확실성만 더 커져 진학할 고등학교 선택에 애를 먹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한 즉시 입시업체에는 "어떤 고등학교를 진학하는게 유리하냐"는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특히 이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이송안은 수학능력시험(수능)의 평가방법에 있어서 원점수 제시와 전과목 절대평가라는 양극단의 방법을 모두 보기로 제시해 학생·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됐다. 수능의 변별력이 극대화되는 원점수 제시안을 따를 경우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이 유리해진다. 반대로 수능이 절대평가로 진행될경우 변별력이 하락해 특목고나 자사고로 진학한 학생이 내신의 불리를 감안하면서까지 이들 학교로 진학할 수요가 떨어진다.
더 큰 혼란요소로 지적받는 것은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제도 개편안을 이송하면서 결정을 요구한 시기다. 교육부는 전날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개편안을 8월말까지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과학고가 8월 16일~20일(서울시 기준) 동안 입학원서 접수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고에 진학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학생들은 수능을 어떤식으로 치를지도 모른채로 입학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나 자사고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학교는 내년 고입부터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선발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12월 초에는 원서접수가 시작돼 사실상 세 달 안에 자신이 진학할 학교에 대한 고민을 끝내야 한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과학고를 입학해놓고 포기하고 일반고로 갈 수 있다고는 해도 이는 학생 입장에서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결국 국가교육회의가 3~4개월의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3~4개월간의 여론의 향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란 말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가교육회의가 4개월안에 대입과 관련한 제도들을 모두 정하기에 어렵다는 지적을 앞세워 '대입제도 개편이 또 다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대입제도개편안 발표와 관련해 교육부는 8월까지 반드시 결정을 내릴것처럼 단언해놓고 결국 여론에 휩쓸려 발표 직전에 발표를 유예했다"며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때 또다시 대입제도 개편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학부모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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