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황당한 총기사고 방지책…교실에 야구배트 배치
입력 2018-04-12 15:55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한 교육구에서 500여명의 교사들에게 '야구방망이'를 나눠줬다. 학내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날 것을 대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야구방망이가 총기사건을 막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펜실베니아주 북서부 밀크릭에서는 최근 500여명의 교사에게 16인치(약 41센치)의 야구방망이를 나눠줬다. 윌리엄 홀 교육위원장은 "야구장에서 살 수 있는 기념품 방망이지만 필요시에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홀 교육의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총기대응에 대해서 오로지 방어적인 입장만 보였지만 더이상 숨을수 없다"며 "(야구방망이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기념품 수준의 야구방망이로 총기 사고를 막겠다는 발상이 황당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홀 교육의원장은 "스윙을 멋지게 한다면, (상대가 겨누고 있는) 권총을 해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존 캐치온 밀크릭 교사연맹 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며 "다른 어떤 것도 사용할 수 없는 순간에 쓸 수 있는 도구"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이 지역 교사들은 직무 교육을 받으면서 야구 배트 사용법도 익히게 된다.
여론은 매우 차갑다. 한 네티즌은 "뒤늦은 만우절 농담이 아니냐"며 비난했다. 펜실베니아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이런 일에 돈이 쓰여진다는 것이 너무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야구방망이의 가격은 개당 3달러(3200원) 수준이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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