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헬리코박터, 위 조직 유전자의 메틸화 유도해 위암 일으켜
입력 2018-04-12 13:47 

위암이 유전자 변형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메틸화 기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전자의 메틸화는 염기서열의 변화없이 즉, 유전자의 변형없이 유전자 특정 부위에 메틸기가 붙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현상으로, 암 억제 유전자가 메틸화되어 발현이 억제되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발암 유전자는 암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정선 교수·우해동 박사 연구팀은 위암환자와 일반인의 정상 위조직에서 각각의 DNA를 채취하고, 전장 유전체 수준인 약 45만개 유전자의 메틸화를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감염으로 큰 차이를 보인 메틸화 위치(position)는 1,924개, 지역(region)은 438개로, 상당히 많은 유전자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감염 증상이 위 조직에는 없더라도 혈중에 흔적이 남아 있으면 비감염자에 비교해 여전히 메틸화의 차이를 보였는데, 일부 유전자의 경우 감염지표의 혈청농도가 낮아질수록, 그 차이 또한 점점 작아져 메틸화 수준이 비감염자와 비슷해졌다.
위암 발생 여부보다 헬리코박터 감염에 의한 메틸화수준의 차이가 훨씬 컸고, 유전자 변형에 의한 메틸화 수준도 몇몇 유전자를 제외하고는 영향이 미미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정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메틸화를 주도하여 위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위암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제균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국제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 3월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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