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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공개된 ‘그날, 바다’, 합리적 의심·끈질긴 추적
입력 2018-04-12 13:3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추적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가 마침내 공개됐다. 예상대로 반응은 뜨겁다. 우리 모두는 한탄스럽고 안타깝고 소름끼친다. 그리고 여전히 가슴이 아린다.
오늘(12일) 개봉한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세월호 탑승객의 새로운 증언부터 CCTV 기록, 블랙박스 분석, 세월호 침몰 현장을 처음 목격한 두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의 인터뷰 등을 녹여냈다. 객관적인 증거와 과학적인 분석을 근거로 인천항을 출발해 팽목항으로 향한 세월호의 항적을 따라간다. 4년간의 치밀한 취재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당시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련자들은 과적과 급격한 방향전환으로 인해 침수·전복·침몰이 발생했다고 제시했지만, 감독은 세월호의 당시 항로를 기록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부의 발표와는 다른 새로운 가설을 내놓는다. 세월호가 급격히 우회전한 이후 3.36초간 AIS 기록이 없다는 데서 의혹이 시작된 것.

김지영 감독은 "사고 해역 인근 서거차도의 레이더 관제자료와 해군 레이더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며 "세월호가 침몰 전 좌우로 뱃머리를 반복해 돌리며 지그재그식 운항을 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것.
세월호는 이미 군산 앞바다를 지나던 사고 당일 새벽부터 이상징후를 보였으며 속도가 급변하는 기록을 비롯해 급회전한 기록도 자주 나타났다고. 문예식 두라에이스호 선장이 침몰하는 세월호를 발견하고 직접 측정해 기록한 위치와 이동경로 역시 정부 발표와 달랐다고 주장했다. 영화는 결국 뱃머리 왼쪽에 외력이 작용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정부가 세월호 침몰을 ‘단순 사고라고 발표할 때 핵심 물증으로 제시한 ‘AIS 항적도 분석에 집중하며 침몰 원인을 추적하는 한편, 각종 기록 자료를 비롯해 물리학 박사를 포함한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 하에 사고 시뮬레이션 장면을 재현하기도.
영화 속에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한 치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정부의 당시 공실 입장에서부터 각종 자료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 이해관계가 없는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공통된 경험을 중시한다.
납득할 만한 가설과 상세한 검증에 대한 다큐로 몰입감을 높인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그날의 ‘진실에 대해 다시금 거침없이 반문한다. 누군가는 다시금 답해야만 할 것들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그저 미안하기만 했던 그날의 아픔이 되살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감정을 억누르고 꼭 다시금 물어야 할 질문들에 대해 용기 있게 되짚는다. 이제는 진정 합리적인 의심에 대한 답을 꼭 들어야 할 때다.
내레이션은 배우 정우성이 맡았다. 그의 진심을 담은 목소리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여운을 남기는 또 하나의 신의 한 수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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