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10일 해외 투자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6억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고 공시했다.
교환사채는 상장법인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타사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해 달러화와 유로화 등 2개 통화로 교환사채를 동시 발행하며 만기 3년에 만기 이자율은 0%라고 설명했다. 교환 대상은 LG화학 보통자사주 128만4888주다. 이 주식들은 지난 2016년 합병한 LG생명과학의 기존 주주 중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사람들의 보통주를 취득한 것이다.
발행가는 이날 LG화학 주식의 종가인 36만8000원을 기준으로 달러화에 25~30%, 유로화에 40~50%의 프리미엄이 각각 붙었다. 정확한 프리미엄과 발행 금액은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다음날 오전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된 6억달러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민간기업이 발행한 교환사채 중 최대 규모다. 국내기업이 유럽증시에 교환사채를 상장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폴란드, 중국 등에 있는 사업장에 투자될 예정이다.
LG화학은 글로벌 우량 신용 등급을 바탕으로 이번 외화 교환사채를 제로(Zero) 금리로 발행해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선제적 자금조달을 통한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LG화학은 우수한 해외 신용 등급을 입증해 통상적으로 해외 상장에 별도로 요구되는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의 제출 없이 유럽 증권거래소에 교환사채를 상장한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견조한 실적 흐름과 함께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우수한 조건으로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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