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루 1000병씩 팔리는 `청와대 요거트` 비결은…"
입력 2018-04-10 16:56  | 수정 2018-04-10 17:45
종로구 삼청동의 '밀키요' 매장. 유기농 그릭 요거트에 과일청·견과류·과일 등을 취향껏 올려 먹을 수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최근 온라인과 SNS에서 '청와대 요거트'가 화제에 올랐다. 청와대 조찬회의 테이블에 오른다는 이 요거트의 정체는 '밀키요(Milky Yo)'.
작고 귀여운 병에 담긴 밀키요의 요거트는 파워 블로거와 인기 연예인이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입소문을 타 현재 하루 1000여 병이 팔린다. 밀키요 요거트는 한 병(150g) 기준 5000원이다.
2015년 4월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문을 연 밀키요는 온라인으로 전국 각지에서 주문을 받고 올해부턴 갤러리아 압구정점·AK 플라자 분당 식품관 등에도 입점했다. 연예인과 재벌가 자녀도 밀키요 단골로 유명하다.
지난 9일 윤용진 밀키요 대표를 서울 삼청동 매장에서 만나 창업 동기와 청와대에 납품하게된 비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윤용진 밀키요 대표. 벽에 그려진 밀키요 공식 마스코트 '써클'은 미국에서 광고학을 전공한 윤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왜 하필 요거트인가. 또 삼청동에 가게를 낸 이유는 뭔가.
▷어렸을 때 몸이 약했는데 유당불내증(유당 분해능력이 예 없거나 약한 상태)으로 우유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거트는 유당불내증 환자도 잘 소화할 수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2~3학년 때 부터 어머니가 일본에서 사 온 요거트 제조 기계로 천연 요거트를 직접 만들어주셨다.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요거트 맛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밀키요를 창업했다.
어렸을 때부터 삼청동에서 자주 놀았다. 골목길이 아주 예쁘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 또 이곳 주민들은 주로 걸어 다니며 정취를 즐기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긴다. 이런 삼청동의 특징이 밀키요 요거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기존 요거트와의 차이는 뭔가.
▷밀키요는 1A등급 원유와 최상급 유산균을 사용하고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또 유산균을 배양할 때 한번에 하는 게 아니라 용기마다 따로 8시간 씩 배양하고 7시간 숙성시킨다. 그래서 시중 일반 요거트에 비해 유산균은 60배, 단백질과 칼슘은 2배 정도 많다.
-청와대에서 밀키요 요거트를 공수해 화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청와대에 요거트를 공급했는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후 잠시 끊겼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다시 비서실로부터 "밀키요 요거트를 조찬 회의 때 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직접 연락을 주시니 감사하다.
-보통 '천연 요거트'라 하면 식감이 굉장히 뻑뻑한데 밀키요 요거트는 부드럽다. 비결이 뭔가.
▷창업을 구상하고 연구한 기간은 총 13년 정도다. 창업 비용 중 연구·개발 비용이 대부분이다. 좋은 원유를 찾으러 거의 전국의 모든 목장 주인을 만난 것 같다. 그다음엔 유산균을 효과적으로 배양하고 먹기 좋은 식감의 요거트를 만드는 게 관건이었다. 수천,수만번 시행착오를 거쳐 너무 묽지도 되지도 않은 현재의 밀키요 '플레인 요거트'와 '얼그레이 요거트'가 탄생했다.
-특히 얼그레이 요거트가 인상적이다. 얼그레이와 요거트 조합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어떻게 메뉴 구상을 하나.
▷단순하다. 나는 커피를 못 마셔 얼그레이 차를 좋아한다. 요거트도 좋아한다. 그래서 이 두 개를 합쳐봤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내가 먹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만들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 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우린 요거트 말고도 핫도그와 티라미수도 판다. "요거트 가게에 웬 핫도그?"라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핫도그는 근처에 일하시는 분들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거리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말을 듣고 만들었다. 또 우리 요거트는 달지 않으니 단맛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티라미수에 유산균을 조금 넣어 팔고 있다.
밀키요의 얼그레이 요거트. 주위 환경에 민감한 유산균을 잘 보존하기 위해 유리병에 담았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대학가에 밀키요가 생기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 가맹점 계획은 있나.
▷가맹점 문의가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심지어 도미니카공화국 대사관 남편이 자기네 나라에서 밀키요를 팔고 싶다고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식품 쪽 사업은 처음이라 조심스러웠다. 그러다가 온라인·백화점에 대량 유통하며 점점 자신감이 쌓였고 올 4월 말~5월 초부터 가맹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1억 원 미만으로 33㎡ 남짓한 작은 공간에 창업할 수 있는 가맹점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점주들이 적은 돈으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돕고 싶다. 그래서 아침엔 각 아파트 단지로 요거트를 배달하고 오전 10시부턴 카페에서 요거트를 파는 복합 매장을 생각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예정은.
▷채식주의자(비건) 분들을 위해 두유와 식물성 유산균으로 만든 '비건 요거트'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또 5월 초에 로즈힙, 마퀴베리 등 슈퍼푸드와 요거트를 합한 아이스크림도 나올 에정이다. 다양한 장소의 여러 가맹점에서 모두 장사가 잘 되려면 최대한 다양한 메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당일 생산한 요거트를 전국 각지에 배송하고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디지털뉴스국 김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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