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월세 낮춰라" 원룸 횡포에 뿔난 대학생들
입력 2018-04-09 14:02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충북 제천 세명대 학생들이 지난달 29일부터 대학가 주변 원룸 방세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지난 5일에는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수요가 많은 대학가라는 점을 원룸 업주들이 악용해 폭리를 취한다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세명대 총학생회에서 지난달 대학 주변 원룸 92곳을 분석한 결과, 세명대 인근 원룸은 평균적으로 입주시 1년치 방세로 350만~400만원을 요구했다. 일부 신축 원룸 중에는 70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총학생회는 건물 연한과 학교와의 거리에 따라 월세도 차이가 있었지만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이 가격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방을 비우는 방학 기간에도 월세를 요구하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총학생회 관계자는 "방학을 제외하면 실제 사용하는 기간이 1년에 고작 7개월인데 대부분 1년치를 한꺼번에 선불로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대학가 원룸이 한정돼 있다 보니 갑질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총학생회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세명대 경기 하남 캠퍼스 이전에 강하게 반대해 유야무야시켰음에도 상생을 모색하기는커녕 수익만 극대화하려한다"며 비판했다.
학생들의 주장에 원룸 업주들은 실정을 모르는 말이라고 반박한다. 대부분 원룸이 공실이 많아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원룸 업주는 "보증금도 안 받고 공과금까지 월세에 포함돼 그리 비싼 건 아니다"며 "학교에서 다소 떨어진 원룸들은 가격을 낮춰도 방을 채우지 못해 공실이 많다"고 말했다.
제천의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도 "공과금이 월세에 포함되는 걸 고려하면 턱없이 비싼 건 아니다"며 "제천 도심의 원룸들도 세명대 주변과 비슷하게 방세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천 도심의 원룸 월세는 25만~45만원 수준으로 대학가와 큰 차이가 없다.
월세를 두고 대학생들과 원룸 업주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세명대 총학생회는 업주들과 협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집회를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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