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왕년의 인기` 살아나는 복층 아파트
입력 2018-04-06 16:01  | 수정 2018-04-06 16:48
중흥건설이 복층 설계를 적용해 분양 중인 `제주 연동 중흥S-클래스` 조감도. [매경DB]
지난 3월 분양한 김포신도시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총 3510가구 대단지 중 복층타입(114㎡)으로 선보인 28가구는 11대1의 높은 경쟁률로 인기리에 마감됐다. 이 단지 전체 경쟁률인 평균 4.62대1을 훌쩍 넘어선 인기다.
복층형 아파트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아파트 최상층 펜트하우스나 고급형 빌라 등에 적용돼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위기 이후엔 소비자들이 중소형 위주의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인기가 떨어졌고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복층 설계'가 다시 분양시장에서 화제다. 과거보다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된 데다 분양이 '뜸'해지면서 희소성이 올라가고 실내 구조도 실용성이 대폭 높아지면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HDC아이앤콘스가 서울 강남에서 분양한 '논현 아이파크' 오피스텔 전용 26~27㎡ 복층형도 1순위 경쟁률이 7대1에 달했다. 지난해 분양한 부산 '전포 유림노르웨이숲' 역시 12가구를 모집한 복층타입(전용 61㎡) 경쟁률이 195.6대1을 기록하며 평균 경쟁률(47.9대1)보다 3배 이상 높은 결과를 얻었다.
한동안 분양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복층 구조는 부동산 시장 활황과 설계 다양화 흐름에 맞춰 1~2년 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층 설계를 통해 주거 편의를 높인 주택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2층에 자녀방을 두면, 층간소음에서 자유롭고 채광이 좋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복층형 주택의 인기는 매매시장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복층형 타운하우스 동탄2신도시 '힐링마크 금성백조예미지' 전용 84㎡는 분양가 3억7260만원보다 9700만원가량 오른 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복층 구조의 인기가 부동산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 메이플라워 멤버스빌' 복층형 오피스텔(전용 40㎡)은 월 95만~11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단층 오피스텔(전용 38㎡) 시세는 월세 70만~75만원으로 복층형보다 2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같은 복층 설계라도 과거의 복층 설계와는 기술적으로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넓은 공간만큼 큰 창문을 설계해 개방감이 우수하고 환기가 잘된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는 하부층뿐만 아니라 상부층에도 테라스, 현관, 침실 등을 모두 갖춰 각 층을 하나의 완성된 거주 공간으로 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 복층 구조는 주로 하부층에 거주 공간을, 상부층에 옷장, 창고 등을 배치했다"며 "지금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토록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제주 연동 중흥S-클래스'를 분양 중인 중흥건설은 층간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실과 주방 바닥 차음재를 침실보다 두껍게 설계하고 넓은 내부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단열시설을 보강했다. 이 단지는 단열형 창호인 '로이복층유리'를 전 창호에 입혀 단판 유리보다 50%가량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 가구가 복층으로만 구성된 단독주택형 아파트 설계도 인기를 모으는 등 복층 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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