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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두려움을 알아차린 그 후
입력 2018-04-04 09:01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포스터 사진=무브먼트
[MBN스타 신미래 기자]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떠올리면 머릿속엔 물음표부터 떠오른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란 누구이며, 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 걸까.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 말하고자 하는 두려움의 끝에는 ‘나 자신(관객)이 있었다.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감독 이광국)은 한 때 소설가를 꿈꿨으나 지금은 대리 기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유(이진욱 분)와 촉망받는 소설가이지만 도무지 새로운 글이 써지지 않는 유정(고현정 분)의 우연한 재회를 그린 작품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속 은유적인 표현들이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두려움을 호랑이로 형상화한 표현은 영화를 끝난 직후에도 곱씹게 되는 장면이다. 실제 두려움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에서는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두려움을 극대화 시켰고, 극한 상황 속에 관객을 밀어 넣었다.

영화에서는 경유(이진욱 분)의 절망적인 상황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슬픈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경유는 기댈 곳도 없이, 자신이 불이익을 당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기보다는 감내하는 편에 속한다. 이와 같은 점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그리고 그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듯 보였다.


유정(고현정 분)을 통해서는 또 다른 쓸쓸함을 안긴다. 기댈 곳이 없는 유정은 술과 옛 연인(이진욱 분)에게 의지한다. 하지만 작가인 유정은 글 쓰는 것마저 힘들어한다. 길을 잃어버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생이다. 그리고 절박한 상황에 부딪힌 상태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까지. 같은 듯 다른 순탄하지 않은 경유와 유정의 삶은 우리의 현실을 빗대어 슬픈 공감대를 자극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에서 호랑이는 두려움이라고 한다면 겨울손님은 어쩌면 경유와 유정에게는 서로의 존재가 아닐까 싶다. 서로를 통해 느끼는 몰아치는 감정이 각자 처한 현실에 대한 두려움보다 크게 작용해 삶(생각)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은 "두려움이 내 눈 앞에 있다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을 몸소 보여주는 감독의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객의 생각을 유도하는 감독의 연출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오는 12일 개봉.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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