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도세 중과, 부동산 전망 ◆
현 상황은 주택 시장 사이클상으로 어디에 위치할까.
이번 조사에서는 '하락 전반기'에 있다는 의견이 54%로 가장 많았다. 본격적인 집값 하락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이어 '상승 후반기'(22%), '정점'(18%)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작년 말 조사에서는 '상승 후반기'(34%) '하락 전반기'(28%) '정점'(26%) 순이었다. 3개월 새 주택 시장이 오르막길에서 내리막길로 국면이 전환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섭게 치솟던 서울 집값이 3월 이후 잠잠해진 이유로는 전문가 중 28%가 '대출규제 강화'를 꼽았다. 주택 구입 자금 중 상당 비율을 은행 대출로 충당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금융당국이 자금줄을 조이다 보니 빚을 내 주택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최근 서울 내 주택 매물을 늘려 집값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의견도 24%나 됐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344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대 거래 건수는 2015년 3월에 기록한 1만2972건이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다주택자가 이미 다 내다 팔았기 때문에 4월부터 매물 실종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답변도 14%를 차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급한 매물은 대부분 소화됐기 때문에 4월 이후에는 당분간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희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보유세 관련 방침이 결정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이 안정된 것은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12%), 경기도 입주 물량 급증에 따른 기존 서울 시민의 '탈서울'(10%), 자금 출처 조사 강화(6%), 금리 인상 가능성(6%) 때문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의존도가 37%에 달해 대출이 막히면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대출 규제 효과가 더욱 극대화돼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세가 소멸된 것은 작년부터 정부가 쏟아낸 각종 주택 시장 규제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개별적인 주택 시장 규제 중에는 '헛발질'도 적지 않지만 다양한 규제가 한꺼번에 가해지다 보니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중 52%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 안정화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별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정부 정책을 포함해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로또 청약'을 양산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전문가 중 82%는 분양가 통제가 일반 아파트 가격 억제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남·과천 등에서 시행되는 분양가 통제는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36%의 전문가는 신축 아파트 공급을 방해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봤다. 22%의 전문가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가 언젠가는 재건축될 수밖에 없는 아파트의 철거 시기만 늦출 뿐이기 때문에 '조삼모사' 격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문가 중 28%는 집값 상승의 원인인 재건축 사업의 남발을 억제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값을 장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두 가지만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통한 원활한 주택 공급'(56%)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보유세 강화'(30%), '민간임대주택 확대'(22%),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20%)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부동산이 가장 효과적인 재산 증식 방법이라고 봤다. 시중에 유동자산이 넘쳐 나지만 부동산을 대체할 마땅한 투자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이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매력적인가'란 질문에 12%가 '매우 그렇다', 36%가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작년 말('매우 그렇다' 12%, '다소 그렇다' 38%)과 답변 양상이 비슷했다. '보통이다'란 답변은 32%였고, '다소 아니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매우 아니다'고 답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 상황은 주택 시장 사이클상으로 어디에 위치할까.
이번 조사에서는 '하락 전반기'에 있다는 의견이 54%로 가장 많았다. 본격적인 집값 하락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이어 '상승 후반기'(22%), '정점'(18%)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작년 말 조사에서는 '상승 후반기'(34%) '하락 전반기'(28%) '정점'(26%) 순이었다. 3개월 새 주택 시장이 오르막길에서 내리막길로 국면이 전환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섭게 치솟던 서울 집값이 3월 이후 잠잠해진 이유로는 전문가 중 28%가 '대출규제 강화'를 꼽았다. 주택 구입 자금 중 상당 비율을 은행 대출로 충당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금융당국이 자금줄을 조이다 보니 빚을 내 주택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최근 서울 내 주택 매물을 늘려 집값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의견도 24%나 됐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344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대 거래 건수는 2015년 3월에 기록한 1만2972건이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다주택자가 이미 다 내다 팔았기 때문에 4월부터 매물 실종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답변도 14%를 차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급한 매물은 대부분 소화됐기 때문에 4월 이후에는 당분간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희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보유세 관련 방침이 결정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이 안정된 것은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12%), 경기도 입주 물량 급증에 따른 기존 서울 시민의 '탈서울'(10%), 자금 출처 조사 강화(6%), 금리 인상 가능성(6%) 때문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의존도가 37%에 달해 대출이 막히면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대출 규제 효과가 더욱 극대화돼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세가 소멸된 것은 작년부터 정부가 쏟아낸 각종 주택 시장 규제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개별적인 주택 시장 규제 중에는 '헛발질'도 적지 않지만 다양한 규제가 한꺼번에 가해지다 보니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중 52%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 안정화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별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정부 정책을 포함해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로또 청약'을 양산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전문가 중 82%는 분양가 통제가 일반 아파트 가격 억제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남·과천 등에서 시행되는 분양가 통제는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36%의 전문가는 신축 아파트 공급을 방해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봤다. 22%의 전문가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가 언젠가는 재건축될 수밖에 없는 아파트의 철거 시기만 늦출 뿐이기 때문에 '조삼모사' 격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문가 중 28%는 집값 상승의 원인인 재건축 사업의 남발을 억제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값을 장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두 가지만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통한 원활한 주택 공급'(56%)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보유세 강화'(30%), '민간임대주택 확대'(22%),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20%)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부동산이 가장 효과적인 재산 증식 방법이라고 봤다. 시중에 유동자산이 넘쳐 나지만 부동산을 대체할 마땅한 투자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이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매력적인가'란 질문에 12%가 '매우 그렇다', 36%가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작년 말('매우 그렇다' 12%, '다소 그렇다' 38%)과 답변 양상이 비슷했다. '보통이다'란 답변은 32%였고, '다소 아니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매우 아니다'고 답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