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벤처펀드 수혜株 미리 담아볼까
입력 2018-04-01 17:26 
오는 5일 시장에 나오는 코스닥 벤처펀드 수혜주에 쏠리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투자할 만한 코스닥 기업 주식을 미리 매수해 놓으면 펀드 출시 이후 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별로 차별화 전략이 나오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코스닥 우량 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이 많게는 3조원가량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35%를 코스닥 시장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1조원 안팎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새로 들어가는 셈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공모펀드에 담을 수 있는 코스닥 기업은 총 577개로 나타났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크게 세 상품으로 구성된다. 벤처기업 보통주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최소 15% 담아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았거나 벤처기업에서 지정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상장사에 35%를 투자해야 한다. 나머지 50%는 운용사 재량에 맞게 투자할 수 있다.
전체 펀드 자산의 35%를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잖은 코스닥 종목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한꺼번에 운용사 자금이 밀려들면 수급에 의해 자연스레 주가가 오르는 구조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KTB자산운용을 비롯한 공모자산운용사가 잇달아 코스닥 공모펀드 출시에 돌입한 상황이다. 사별로 코스닥 투자 전략을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코스닥 대형주는 자연스레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가 활발한 코스닥 우량주 중에 벤처기업 지정해제된 지 7년 이내인 기업을 1차 타깃으로 정해놓은 상황"이라며 "코스닥 공모펀드가 출시되기 이전에 미리 수혜주를 매입할 계획도 세워놨다"고 말했다.
이 경우 메디톡스, 휴젤, 바이로메드, 코미팜 등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메디톡스 시가총액은 4조1411억원에 달해 코스닥 시총 3위에 올라있다. 시가총액 3조5886억원인 바이로메드 역시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 공모펀드 577개 리스트 안에 들어있다. 코스닥 시총 12위(2조5844억원)인 휴젤과 15위 코미팜(2조1530억원) 역시 자연스레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바이오 종목에 대한 시장 믿음이 예전 같지 않은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계처리 문제를 놓고 차바이오텍이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는 등 주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코스닥 정보기술(IT)주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가치사슬에 있는 부품업체나 게임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시총 1조원 안팎의 IT업체로는 컴투스, 고영, 리노공업, 미래컴퍼니 등이 꼽힌다. 한 공모펀드 펀드매니저는 "바이오와 IT는 코스닥 시장을 떠받치는 두 개의 큰 기둥"이라며 "바이오 변동성이 꺼려지는 운용사는 자연스레 IT를 매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는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소형주는 변동성이 심한 데다 거래량이 별로 없어 작은 매수세에도 주가가 튀어오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소형주를 담으려면 주가를 올리면서 사야 하는 구조"라며 "누구나 인정할 만큼 엄청나게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확신이 없는 한 펀드에 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분의 5% 이상을 매입하면 공시해야 하는 '5% 룰' 역시 코스닥 소형주 매수세를 가로막는 벽이다. 예를 들어 시총 500억원짜리 기업에 25억원을 베팅하면 곧바로 지분공시를 내야 하는 구조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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