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투 관련 제보는 올리지 않겠다"…한양대 대나무숲 논란
입력 2018-04-01 15:36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한양대 대나무숲 페이지가 더 이상 미투(Me Too) 운동 관련 익명의 제보를 올리지 않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한양대 대나무숲 지기(관리자)는 공식 SNS를 통해 "더는 익명의 미투 관련 제보는 업로드하지 않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는 2가지로 "첫째 대나무숲의 특성상 사실 확인이 어렵고, 둘째 원칙적으로 특정 개인을 저격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제보는 지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사람이 반발하자 "사실이 아닌 제보를 올렸을 때는 비록 그 게시글을 대나무숲 지기들이 작성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책임을 져야 했고, 어떤 지기는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개인 휴대전화로 협박은 물론 욕까지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개인적으로 미투를 지지하는 것과, 그것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자원봉사하는 분들이 고소와 협박 등 개인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관리자의 입장에 대해 동의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이렇게 많은 고소나 사건이 있었는데도 왜 하필이면 미투 운동을 안 올리겠다고 한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한양대 대나무숲 측은 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나무숲에는 일반적인 대학 생활과 연애 등에 관한 글만 올라오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익명의 제보 글을 전달받아 올리는 것만으로 게시판 관리자를 명예훼손죄 또는 방조죄로 처벌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고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범행을 저지르면 공범, 범행을 저지를 수 있게 도와주면 방조범인데, 미투 제보 글을 대신 올린 대나무숲 관리자는 공범, 방조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신혜정 활동가는 "대학교 자체와 상담기관 등에서 제대로 된 성범죄 창구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익명 폭로가 이어지는 만큼 자체적 점검이 근본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양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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