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으로 뇌에 전달하는 뇌염바이러스 치료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코를 통해 전달해 뇌염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이상경 한양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프리티 쿠마 예일대 의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쥐실험 결과 비강을 통해 전달한 'siRNA'가 뇌염바이러스를 치료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함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일본 뇌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은 뇌에 감염돼 뇌막염, 뇌염을 유발하며 면역계가 약한 유아나 노인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약물을 투여하려고 해도 혈액·뇌 장벽(BBB)으로 인해 약물이 뇌까지 전달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성과 내용

연구진은 뇌염을 유발한 쥐에 뇌염바이러스를 억제하는 siRNA를 투여했다. siRNA는 세포 내에서 RNA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혈액이 아닌 비강을 통해 약물을 뇌에 전달하자 뇌염이 이미 진행된 상태였음에도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도 형성되었다. 이상경 교수는 "바이러스가 치료된 뒤 2차 감염되었을 때에 추가적인 치료제 투여가 없어도 자연치유되도록 유도된 것"이라며 "이 연구를 통해 치료제가 전무한 뇌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영장류 실험을 통해 머리의 위치, 약물 전달장치를 최적화하고 최종적으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뇌 특이적 약물전달 방법을 연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마이크로브'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