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아내 구하려다 남편도…충남서 화재로 부부 사망

몸이 불편한 아내를 구하려 불길 속에 뛰어든 70대 남편이 아내와 함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30일 오후 5시 42분께 충남 서천의 장모(72)씨 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26분여 만에 진화됐지만, 집안 가재도구가 타며 많은 연기가 발생했습니다.

처음 불을 목격한 마을주민이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들어가 보려 했지만, 연기 탓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던 주민이 집 밖에서 큰소리를 쳤고, 바로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던 장씨가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뒤늦게 불이 난 것을 안 장씨는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려 했습니다. 아내 박모(69)씨가 집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1년 전에 다리 수술을 받은 박씨는 혼자 거동을 할 수 없어서 집 안에만 머물렀습니다.

불길이 거세고 연기가 많아 위험하다고 판단한 주민이 장씨를 가로막았습니다.

마을주민이 다른 사람들을 불러온다고 잠시 자리를 뜬 사이 장씨는 아내를 구하려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119 구급대가 집안에 들어갔을 때 박씨는 침대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아내를 구하려고 불길 속에 뛰어든 남편은 아내 곁에 도착하지 못하고 거실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습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금슬 좋은 부부였다고 합니다. 박씨가 수술 이후 움직이지 못하자 남편 장씨가 밥을 먹여주며 살뜰하게 보살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외부에서 불을 낸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 천장이 많이 탄 것으로 봐서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난 것 같다"며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