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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신태용호의 3월은 끝났다…이제는 6월로
입력 2018-03-31 06:00  | 수정 2018-03-31 15:00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했다. 다만 한정된 시간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태용호가 가상 스웨덴 및 가상 독일을 상대로 3월 평가전을 마쳤다.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응원과 격려보다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은 북아일랜드(1-2), 폴란드(2-3)에게 잇달아 졌다. 21세기 들어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해 3월 평가전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년 전에는 아테네에서 그리스(1-0)를, 8년 전에는 런던에서 코트디부아르(2-0)를 꺾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80일도 남지 않은 터라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오답이 꽤 있었다.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신태용호는 아직 완성된 모양새가 아니다. 하지만 마냥 비관적이지도 않았다. 신 감독의 표현대로 좋았던 부분도 있다.
3월 평가전을 끝으로 본격적인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체제 준비에 돌입한다. 그리고 시간과 기회는 남아있다.
◆2패 3득점 5실점
화두는 수비다. 한국은 북아일랜드, 폴란드를 상대로 5골을 내줬다. 막바지 집중력이 떨어졌다. 결정력도 부족했다. 이길 수 있던 경기와 비길 수 있던 경기를 그르쳤다.
뒷문이 단단하지 않다.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전임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도 수비는 삐걱거렸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무실점 횟수도 줄고 있다. 이마저도 아시아권(이란·우즈베키스탄·북한)과 약체(몰도바·라트비아)를 상대로 거뒀다.
이번 월드컵은 러시아에서 열린다. 한국은 신 감독 부임 후 유럽 경기 승률이 좋지 않다. FIFA A매치 데이에 펼쳐진 4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러시아(2-4), 모로코(1-3), 북아일랜드, 폴란드에게 모두 졌다. 실점만 12골이다.
오는 6월 한국의 방패가 견고할지 우려가 되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독일과 멕시코의 창은 지금껏 상대한 팀보다 더 예리하다.

보수공사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북의 녹색으로 물들일 계획도 딱히 성공적이지 않았다. 김진수의 무릎 부상도 예상치 못한 변수다.
한국은 폴란드전에서 스리백 수비로 시작했다. 변화였다. 신 감독은 부임 후 다양한 수비 옵션을 점검했다. 장현수의 빌드업을 활용하는 포어 리베로도 테스트했다. 2014년 9월 감독대행 시절에는 기성용을 ‘3단 변신시키기도 했다.
한국은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했다. 내용은 좋지 않았다. 신 감독은 또 하나의 옵션”이라고 밝혔으나 러시아에 가서 그 카드를 꺼낼 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옵션은 어렵다. 재활용을 하되 최상의 수를 찾아야 한다. 신 감독은 남은 기간 수비 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지도자가 아니다. 화끈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잠그기로 재미를 본 경우도 거의 없다. 그는 이제는 월드컵에서 강호를 상대로 내려앉지 않고 당당하게 맞붙어야 한다”라며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이 기본 전형이다. 신 감독은 맞서 싸울 것을 주문한다. 한국은 북아일랜드전과 폴란드전(후반)에서 상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3골의 연계 플레이도 매끄러웠다 .낯선 환경의 원정경기라는 걸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요소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중요한 것은 수비보다 체력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체격 뿐 아니라 체력에서 밀렸다. 2002년 한일 대회 이외 90분 내내 뛸 수 있는 ‘강철 체력을 보여준 대회는 없었다. 체력 저하는 막바지 실점과도 연결된다. 수비수 4명과 골키퍼 1명만 뒷문을 지키는 게 아니다. 11명의 선수가 뛰어 함께 막아야 한다.
한국이 최근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던 경기는 신 감독이 첫 승을 올렸던 지난해 11월 10일 콜롬비아전(2-1)이다. 손흥민이 이근호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던 경기다. 손흥민은 2골을 넣었다.
투지 있는 플레이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쉴 새 없이 뛰면서 콜롬비아를 압박했다. 자연스레 공격과 수비 모두 매끄러웠다. 신 감독이 추구하고 한국이 러시아에서 보여줘야 할 축구다.
손흥민은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소집 시 100% 선발 출전했다. 2번 이상 소집된 선수 중 유일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누가 가까워졌나
이번 유럽 원정은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전 갖는 마지막 A매치 데이였다. 1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부상, 컨디션 난조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신 감독도 꼼꼼히 뽑을 선수를 체크할 계획이다.
과거 월드컵 본선 직전 깜짝 발탁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98년 프랑스 대회의 공격수 이동국과 2006년 독일 대회의 골키퍼 김용대다. 그렇지만 더 이상 새 얼굴은 없을 예정이다. 신 감독은 그 의중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신 감독이 발표한 엔트리에 1번이라도 이름을 올린 선수는 부상 낙마 포함 55명이다. 석현준, 이승우, 백승호 등은 발탁되지 않았지만 볼 선수는 다 본 격이다. 3월 평가전에 첫 승선한 박주호, 홍정호, 이용이 사실상 ‘데드라인이다.
이 55명 안에서 러시아로 갈 23명의 선수가 결정된다. 어느 정도 윤곽은 잡혀졌다. 신 감독이 밝힌 ‘80%에 들어갈 태극전사가가 누구인지는 유추할 수 있다.
주장 기성용을 비롯해 손흥민, 장현수, 김승규, 이재성, 정우영, 권창훈, 황희찬, 김민재 등은 안정권이다. 이들은 소집 당시 뛸 수 있는 몸 상태였다면, 선발이든 교체든 거의 다 경기에 나갔다. 구자철, 이근호도 신 감독에게 좋은 옵션이었다.
가장 투명한 포지션은 골키퍼.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가 한 자리씩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구성윤, 김동준은 부름을 받았으나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와 비교해 변화의 폭도 클 전망이다. 최대 2/3가 바뀔 수 있다. 정성룡, 이범영, 곽태휘, 김창수, 황석호, 한국영, 하대성, 박주영 등 8명은 신태용호에 선발조차 안 됐다. 윤석영은 부상으로 소집에 응할 수 없었으며 박종우는 그 빈자리를 채우러 합류했을 뿐이다. 김영권, 김보경도 태극마크와 멀어졌으며 이청용, 지동원도 입지가 좁아졌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를 받었던 박주호, 홍정호, 이용도 희비가 엇갈렸다. 박주호와 이용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눈도장을 찍은 반면, 홍정호는 불안한 수비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지 못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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