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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안 되는 집…롯데, ‘6연패’는 필연이었다
입력 2018-03-30 21:56  | 수정 2018-03-30 22:05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전에 롯데 자이언츠 선발로 등판한 펠릭스 듀브론트가 실점 후 악을 지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이렇게 어렵나, 1승이…”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한숨을 쉬었다. 지난 24일 개막한 2018시즌 프로야구에서 롯데는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홈 개막전이었던 이날 롯데는 6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이날 롯데는 5-7로 NC에 패했다.
롯데의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연패 숫자가 늘어나면서 팀 분위기도 좋지 않다. 더구나 연패를 당하는 과정이 좋지 않다. 인천과 잠실로 이어지는 원정 5연전에서 롯데는 모두 졌다. 이길 기회도 있었다. 24일 SK와이번스와의 개막전과 2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였다. 모두 1점차 패배였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는 점수 차가 있었다. 투수들의 몸은 아직 덜 올라왔고, 타선도 가라 앉아있다. 특히 부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롯데의 팀 타율은 1할 대(0.179)에 머물렀고, 팀홈런도 겨우 1개였다. 달아나야 할 때 못 달아났고, 쫓아가야 할 때 못 쫓아갔다.
이날도 빈공은 계속됐다.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중심 타자들 2~3명이 살아나주면, 동반 상승할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타자들에 믿음을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상대 선발 왕웨이중을 상대로 5회까지 안타 하나 때리지 못하며 끌려 다니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말 1사 후 손아섭이 상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민병헌의 중견수 플라이 때 2루까지 뛰다가 귀루하지 못해 더블아웃 당했다. 현저히 떨어진 롯데 타선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특히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2회까지의 투구만 놓고 봤을 때 펠릭스 듀브론트에 NC타자들은 끌려 다녔다. 듀브론트는 2회까지 17개의 공만 던지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3회초 이종욱에 2루 앞 느린 타구를 허용한 게 내야안타가 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2루수 앤디 번즈가 끈질기게 쫓아가서 잡았지만, 이미 이종욱의 발이 1루 베이스를 지나갔다. 이어 지석훈도 우전안타를 때렸다. 역시 번즈가 끈질기게 쫓아갔지만, 손 하나 거리가 모자랐다.
무사 1,2루 위기. 여기서 듀브론트가 폭투를 범해 무사 2,3루가 됐고, 결국 신진호가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로 바뀌었다. 결국 흔들린 듀브론트는 이상호에 2타점 짜리 우전 적시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가 계속됐다. 여기서 모창민을 3루 땅볼로 유도했고, 3루수 한동희가 병살 처리를 위해 2루로 송구한 공을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2루수 번즈가 놓쳤다. 3실점째. 이후 무사 1,2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추가점 없이 넘기긴 했다. 하지만 위력적인 피칭을 하던 듀브론트는 실점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5회에는 2사 후 이상호에 안타를 맞은 뒤 모창민에 중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6회까지 95개의 던진 듀브론트는 5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전에 전력질주 중인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롯데는 빈공에 시달리며 NC선발 왕웨이중을 상대로 5회까지 안타 1개도 때리지 못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6회말 난공불락의 상대였던 왕웨이중에 2점을 뽑았다. 신인 한동희가 안타를 뽑으며 노히터 행진을 저지했고, 신본기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고, 김문호의 적시타로 2-5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사 1,2루에서 이대호가 때린 타구가 NC 우익수 나성범의 키를 넘어가는 듯 했지만 결국 뻗지 못하고 나성범에 잡혔다.
이후 NC에 추가점을 내주며 사실상 경기가 기울어졌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는 1사 후 노진혁에 안타를 맞은 뒤 2사 2루에서 모창민에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허용했다. 8회에는 김대우가 추가 1실점을 했다. 경기 후반부 5점차는 너무 컸다.
그나마 9회말 터진 이대호의 투런홈런이 위안이었다. 곧이어 대타 이병규의 솔로포도 터졌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2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홈개막전에는 2만1124명의 관중이 찾았지만, 일찌감치 떠난 관중들로 인해 경기 막판에는 휑한 분위기였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가 울려 퍼졌지만, 흥은 없었다. 홈개막전 잔칫날, 공수에서 삐걱거린 롯데의 개막 6연패는 필연적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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