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떨고있는 금융권 "의원시절 `强기식`이면 어쩌나"
입력 2018-03-30 16:17  | 수정 2018-03-30 19:34
금융권은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수장으로 내정되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기식 원장이 참여연대는 물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강(强)기식'으로 불렸을 정도로 금융업계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시절의 '강경 노선'이 떠오른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최근 금융회사 가운데 당국의 지주사 회장 셀프 연임 및 지배구조 조사,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등을 겪는 곳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김 원장은 국정감사 등에서 금융사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하던 분"이라며 "금감원은 민관 의견을 조율하며 감독하는 자리인데 의원 시절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 입장에서는 김 원장이 금융개혁 지침을 누구보다 빠르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면서도 "의원 시절처럼 금융사를 상대로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편다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원장이 보인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자칫하면 영업 규제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이자율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 이미 시행 중인 규제가 많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는데, 오히려 규제 방침이 더 강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도 "작년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더 냉각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앞서 김 원장은 언론사 칼럼에서 카드사 등 여신업체를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가 금융계 수장 중 1966년생으로 매우 젊다는 점을 지적한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1952년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김 원장은 14세 더 젊다. 다만 김 원장이 취임 후 금감원 내부를 잘 다독인 뒤 금융산업도 잘 살펴주기를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주원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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