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노조 "주5일이하 근무"…사실상 주4일제 첫 공론화
입력 2018-03-30 16:00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주4일제를 염두에 둔 '주5일 이하' 근무제도를 올해 금융회사들과의 교섭 의제로 제시했다. 지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2018년 임금단체협상 산별교섭안 초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초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주40시간 이하, 주5일 이하 근무제도 도입'이다. 사실상 주4일제 근무를 염두에 둔 것으로, 국내 주요 노동단체 가운데 주4일제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금융노조가 처음이다.
금융노조가 '주4일제'라는 명칭을 명시하지 않고 '주5일 이하'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쓴 것은 여론의 역풍을 피하며 근로시간 단축 이슈를 제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노조 측은 올해 당장 제도를 바꾸려는 것보다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교섭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금융노조는 올 초부터 연구용역 발주와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해 주4일제 도입안을 준비해왔다. '금융산업 주4일제 도입 방안 연구'를 작성해 금융노조에 전달한 황기돈 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국가적 어젠다"라며 "특히 좋은 일자리의 대표적 산업인 은행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주4일제 도입의 최대 쟁점은 임금 삭감이 될 전망이다. 줄어드는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을 삭감해야만 이를 기반으로 은행들이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5일에서 주4일로 단축한다고 할 때 산술적으로는 임금을 20% 삭감해야 하지만 노조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핀테크 혁명으로 인해 점포 수가 줄고 인터넷전문은행을 필두로 한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근무제도 개혁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박만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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