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입시문제유출로 280만명 재시험
입력 2018-03-30 14:43 

시험 부정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인도가 입시 문제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도 교육 당국은 유출 의혹이 불거진 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또다른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며 재시험을 거부하고 있다.
30일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중등교육중앙위원회(CBSE)가 주관한 시험에서 10학년 수학문제와 12학년의 경제문제가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유출된 문제는 메신저 프로그램 왓츠앱을 통해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이에 인도 교육부는 다음 달 10학년 수학과 12학년 경제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지만 학생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시험 문제도 이미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델리의 일부 학생들은 모든 시험 과목을 다시 치르거나 아예 시험을 치르지 말아야 한다며 시위에 나섰다. 재시험 대상자는 2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경찰은 이번 부정행위에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 학원 교사 등 최소 34명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프라카시 자바데카르 인도 교육부 장관은 "시험문제가 유출된 경로를 추적 중"이라며 "학생들이 문제 없이 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고등학생들에게 CBSE 시험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0학년은 이를 토대로 상위 고등학교인 11∼12학년 진학 자격을 얻고,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의 시험 결과는 대입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시험과 관련한 각종 부정행위가 문제가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카스트 제도에 따른 신분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인구가 워낙 많아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아 시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인도 동부 비하르주에서는 학생들이 '커닝페이퍼'를 숨겨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사장에 입실할 때 신발과 양말을 벗게 하는 고육책을 내놓기도 했다. 또 비하르 주에서는 2015년 고교입학자격 시험 때 수험생 학부모와 지인 수십 명이 고사장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 커닝 페이퍼를 전달하는 모습이 인도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학부모와 교사 등 관계자 1000여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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