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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현장] `운명의 날` 금호타이어 주주총회…폭풍 전 고요함
입력 2018-03-30 10:33  | 수정 2018-03-30 11:05
한용성 금호타이어 사장이 30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제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제이 기자]

해외 매각을 두고 노사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금호타이어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매각 문제로 바깥에선 잡음이 연일 끊이지 않았지만 주주총회장은 적막함이 감돌았다.
금호타이어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제1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날 상정된 3개의 안건을 반대 없이 순조롭게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3개의 의안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승인의 건 ▲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이다.
본래 주주총회 의장인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노조와의 극적 타결을 위해 전일부터 광주로 내려가 있는 상태로 이날 총회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한용성 금호타이어 사장이 임시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한 사장은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로서 작금의 사태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금호타이어는 변혁의 시간을 겪고 있다"고 운을 뗐다. 중국 더블스타애 매각을 두고 노사의 협상 시한이 이날로 끝나기 때문에 이날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상황이 이런 만큼 주총장 분위기는 한껏 가라앉은 상태였다.

한 사장이 8시59분께 인사와 함께 개회 시작을 알린 뒤 영업 보고에 들어가자마자 한 주주는 손을 들고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영업보고는 준비된 영업보고서로 대체하자"면서 바로 의안 진행으로 넘어가는 것을 제안했고 이에 주주 일동은 동의했다.
이날 상정된 3개의 안건은 주주들의 전격적인 동의로 일사천리로 모두 가결됐다. 이날 무엇보다 광주 현장에서 노사협상 진행에 회사의 사활이 달린만큼 주총은 순조롭게 진행돼 시작 13분 만에 마쳤다.
이날 금호타이어 주주들은 총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주총장을 찾았으며 총회 30분 전부터 이미 90여 개의 의석이 모두 찼다. 10여 분간의 주주총회가 끝난 뒤 한 사장은 취재진들과 만나 산업은행이 통지한 MOU(업무협약) 제출시한 마지막 날은 오늘"이라고 알리며 법정관리 신청서류는 이미 준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노조가 MOU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 측의 생각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부족한 현금 유동성을 KDB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 등 8개 기관으로 이뤄진 채권단 지원으로 채워왔다. 하지만 노사 협상 타결이 되지 않는다면 수백억의 빚을 갚지 못하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다음 달 2일 270억원 규모의 어음과 같은 달 5일엔 400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 수는 총 발행주식 2억5799만3158주(보통주) 중 53%가 출석했다. 금호타이어의 총주주 수는 4만1476명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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