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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이용찬 2025일 만에 선발승 “여기서 못 하면 갈 데도 없다”
입력 2018-03-29 22:11 
두산 이용찬은 29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2025일 만에 선발승을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이용찬(29·두산)이 2025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선발투수였지만 그의 마음가짐은 마무리투수였다. 매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공을 던졌다.
이용찬은 29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두산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6이닝 동안 22명의 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13년 2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불펜으로 활동 범위를 좁혔던 이용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5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마무리투수를 김강률에게 내준 그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였다.
전화위복이었다. 겨우내 착실하게 준비한 이용찬은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최고 148km의 속구는 힘이 넘쳤다. 주무기 포크볼 또한 각이 컸다. 이용찬도 올해 들어 최상의 컨디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용찬은 개막 직전인 23일 롯데 2군과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5이닝 5실점. 회초리가 됐다. 이용찬은 정신을 차린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용찬이 선발승을 기록한 것은 2012년 9월 11일 사직 롯데전 완봉승 이후 2025일 만이다.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스스로 잘 생각나지도 않는다.
이용찬은 사실 감회가 남다르거나 하지 않는다. 내가 마무리투수 역할을 잘 수행했다면 이렇게 선발 등판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도 못 하면 더 이상 갈 데도 없다”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용찬은 선발투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오래된 기억이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게 쉽지 않다. 이용찬은 한 이닝에 집중했다. 그는 아직 큰 그림을 그릴 여유까지 없다. (마무리투수처럼)이번 이닝을 내가 마무리 짓는다는 각오였다”라고 말했다.
이용찬은 6회까지 총 84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 관리도 효율적이었다. 빨리 승부를 하려고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16번이었다.
3회까지 버티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1회를 고비로 여겼다. 린드블럼, 장원준, 유희관 등 선발투수 3명이 1회 실점한 터라, 특히 더욱 신경을 썼다.
이용찬은 최대한 투구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또한, 1회 무실점을 위해 전력 투구를 했는데 그게 주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용찬은 4회 손아섭에게 홈런을 맞았다. 유일한 실점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4회 2사 후 채태인의 볼넷이었다.
이용찬은 유리한 볼카운트(1B 2S)를 잡고도 볼을 3개 연달아 던졌다”라고 자책했다. 그렇지만 그는 후속타자 한동희를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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