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 뺐더니…상장사 실적, 8천억 `뚝`
입력 2018-03-29 17:33 
반도체를 제외한 올해 국내 상장사 1분기 실적이 1년 새 8000억원가량 '후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악재에다 탈원전 정책 등 국내 변수가 코스피 내 실적 영향력이 높은 주요 상장사의 실적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올 들어 상장사 실적 눈높이를 7%나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NH투자증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33곳의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49조9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44조6009억원)보다 12% 증가한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반도체 실적(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제외하니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반도체를 뺀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은 35조8233억원에서 34조9900억원으로 오히려 8333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실적을 제외하면 상장사 실적이 오히려 감소했는데 또 다른 주력 업종인 자동차, 디스플레이, 조선 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국내 에너지 정책에 따라 원전 가동률이 뚝 떨어진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1분기 1조4632억원에서 올 1분기 7694억원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작년 1분기 1조269억원에 달하던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1066억원으로 추정됐다. 1년 새 영업이익이 10분의 1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이 종목이 올 1분기에 6년 만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조선업종의 현대중공업도 올 1분기 적자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이 종목 1분기 적자 규모를 167억원으로 보고 있다. 철강사들이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후판(선박용 철강) 가격을 높이겠다고 하면서 올 1분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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