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 생리하는 중입니다"…`여성의 그 날`을 알리다
입력 2018-03-29 17:28 
유한킴벌리는 올해 초 부터 생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게시하는 블로그 `우리는 생리하는 중입니다`를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여성들이 쉬쉬하며 주변에 숨기는 데 바빴던 '생리'가 새로운 소비 마케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여성의 그날', '매직(MAGIC)'이라는 단어로 대체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직접 생리 단어를 언급하며 여성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분주하다. 지난해 생리대 유해성 논란과 깔창 생리대 사건 등으로 시작된 여성의 건강과 생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점유율 1위 유한킴벌리는 올해 초 부터 생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게시하는 블로그 '우리는 생리하는 중입니다'를 운영하고 있다.
생리와 생리통, 생리불순 등 여성 건강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콘텐츠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 한의학 박사 등 12명의 의료진을 포함해 감수 전문가, 에디터 등 24명의 전문가를 필진으로 꾸렸다. '생리통의 원인과 대처방법', '생리 전 증후군(PMS)의 정의와 증상' 등 의학적으로 입증된 정확한 정보 제공은 물론 Q&A 방식으로 생리에 관한 궁금증도 해결해준다. 공개적으로 문의하기 부담스러운 사항들은 익명성 Q&A 페이지를 통해 문의하면 전문가들이 7일 이내 정확한 답변을 준다.
특히 사이트 운영 취지에 맞게 블로그 이름에도 '생리'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했다.

유한킴벌리 측은 "생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는 소비자 설문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 여성건강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면서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리 건강과 보다 당당한 월경문화를 공유하는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디자인을 강화한 생리대를 출시하며 당당한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달콤한 선물'을 테마로 생리 기간에 울적하기보다는 자신 있고 당당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는 설명이다.
속옷기업 좋은사람들이 이달 초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목동점에 설치한 국내 최초 '생리 토크 팝업' 매장. 당초 지난 18일 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던 이곳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현대백화점 제안으로 이달말까지 연장 운영할 예정이다.
오프라인으로 나와 직접 소비자와 접촉하는 곳도 있다.
속옷기업 좋은사람들은 이달 초 여성의 건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생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생리 토크 매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목동점에 설치한 이곳은 '엄마와 딸의 데이트'를 콘셉트로 삼았다. 모녀가 함께 매장을 방문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생리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지난달 '똑똑한 위생팬티'를 첫 출시하고 생리 토크 매장 등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생리를 매개체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여성용품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차별화된 기획으로 여성 소비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의 신뢰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한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좋은사람들에 따르면 당초 2주(팝업 매장 설치 기간) 목표 매출액은 오픈 3일 만에 이미 80% 이상 달성했다. 매장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백화점 측에서는 계약 기간을 늘려 이달 말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좋은사람들 측은 "여성들이 매달 겪는 당연한 현상임에도 '생리'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했다"면서 "막상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모녀나 여성 친구들끼리 온 고객들은 물론 남자친구와 함께 와서 제품을 확인하고 매장을 둘러보는 이들도 다수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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