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세의료원, 국내 첫 중입자 치료기 도입
입력 2018-03-29 15:52 
왼쪽부터 하타자와 마모루 도시바 상무, 윤도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창규 DK메디칼 솔루션 회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중입자선 암치료기가 도입된다.
연세의료원(원장 윤도흠)과 일본 도시바(회장 츠나카와 사토시), DK메디칼솔루션(회장 이창규)은 29일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중입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7월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위한 임상과 연구, 교육 등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약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에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만 5,000㎡(약 1만평) 규모로 건축돼 이르면 2022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다. 중입자 치료기가 완성되면 연간 약 1000명이상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입자 치료기는 중입자(탄소 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의 암 조직에 투사한다. 중입자는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암 조직만을 사멸시킨다.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기간도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 치료기간도 5~7주인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그러나 중입자선 암치료는 혈액암, 다발성 원격전이환자, 연동운동을 하는 소화기계통의 암은 현재 치료가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현재 5대를 운용하는 일본의 경우 연간 2000여명의 암환자만을 치료하고 있으며 치료비 역시 비급여(일부만 급여적용)로 고가이다.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중입자 치료기는 일본 5기, 독일 2기, 중국 2기, 이탈리아 1기 등 총 10기에 불과하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이나 중국으로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원정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의무를 다한다는 사명감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최고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암환자가 에이전시를 통해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으면 항공권, 체류비 등을 포함해 1억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에서 중립자 치료를 받은 국내 암 환자는 26명 정도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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