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제버블` 공포 커지는 일본 증시
입력 2018-03-29 15:09 

일본은행이 증시 부양을 위해 3월에만 8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면서 '관제 버블'에 대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본은행이 사들인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28일까지 8309억엔(약 8조 3090억원)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대부분의 투자가 닛케이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ETF를 사들이는데 들어갔으며 월간 단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월간 최대 규모는 2016년 9월의 8303억엔이었다.
닛케이지수는 작년말 2만2000 수준이던 것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해 2만 1000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매입 규모가 늘어난 것도 주가 부양을 위해 ETF를 사들이는 날이 늘어난 때문으로 해석된다. ETF 매입 횟수도 지난해 월 평균 6.5회에서 이번달엔 11회로 늘었다.
매입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이 직접 시장에서 ETF를 사들이는 것에 대한 논란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자금으로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는 있지만 자국 주식을 수조원 단위로 사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일인데다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일본 증권가에선 지금이라도 일본은행이 시장에서 시장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례로 지수가 빠지면 일본은행이 매수에 나서다보니 닛케이 편입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또 일본은행이 주요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등 지배구조의 문제도 있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작년말 기준으로 닛케이지수 구성 225개 종목의 25% 가량의 최대주주로 일본은행이 올라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양적완화 일환으로 ETF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초기엔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취임 이후 매입한도가 연간 1조엔을 넘어선 후 2016년엔 연간 6조엔까지 확대됐다. 일본은행이 격주단위로 내놓는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20일 현재 ETF 누적 매수 규모는 18조엔을 넘어섰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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