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벽에 부산 아파트서 불나 일가족 4명 숨져
입력 2018-03-29 14:38 
현장 감식하는 경찰 [사진제공 = 연합뉴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일가족 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40년 가까이 된 아파트라 스프링클러가 없어 1층인데도 불구하고 대피하지도 못하고 자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2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한 아파트 1층 안방 입구 거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안방에서 잠을 자던 박모 씨(45)와 박 씨의 아들 3명(13살, 11살, 8살)이 숨졌다. 2명은 안방 침대에, 2명은 안방 바닥에 반듯하게 누운 채 숨져 있었다. 박 씨의 부인은 화재 당시 인근 모친 집에 있어서 화를 면했지만 화재 소식을 듣고 집에 도착한 후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가족 숨진 부산 아파트 [사진제공 = 연합뉴스]
경찰은 이들이 대피하려 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자고 있다가 안방으로 흘러들어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거실과 안방, 작은 방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1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오전 5시 54분께 진화됐다. 불이 나자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울렸고 아파트 4층에 사는 주민이 "1층에서 연기가 나고 타는 냄새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다.
잠을 자던 취약시간에 불이 났고 짧은 시간 다량으로 퍼진 유독가스를 들이마시는 바람에 미처 대피할 겨를도 없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현장을 감식한 경찰관은 "시신 훼손이 거의 없고 집 내부에서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진술 등으로 미뤄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층이어서 화재 사실만 알았다면 대피하기 용이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아파트라 소방시설이 부족했던 것도 피해를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초기 진화가 어려웠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안방 입구 거실에 쌓인 책과 신문지 등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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