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27일 뉴스초점-서풍 안 불기만 바랄건가
입력 2018-03-27 20:13  | 수정 2018-03-27 20:40
중국은 지난 2014년 초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공장을 폐쇄하고 경유차를 강제 폐차시키고 심지어 학교 난방까지 중단시켰지요. 그리고 그 결과, 중국 204개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5년 새 31.5%나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몇 년째 그대로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되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은 2013년 단 하루에서 2017년 열흘로 늘었죠. 그리고 올해는 3월밖에 안 됐는데 벌써 13일이나 됩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정부는 맨 처음 경유 차량을 지목했고, 그다음 고등어와 삼겹살 구이를 주범이라 했습니다. 한때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최대 80%가 중국발 스모그라며 중국 탓을 한 적도 있죠. 지난달에는 다시 말을 바꿔 중국보다는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었고요.

정답은, 이 모든 것을 합친 게 원인입니다.
매년 미세먼지에 시달리면서도 체계적으로 분석도 하지 않았으니, 시기마다 방법마다 분석 결과가 다르고 원인도 오락가락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럼 대책을 볼까요?
정부는 지난해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 30%, 나쁨 일수 70% 감축을 목표로 세웠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없었습니다. 목표만 세웠던 거죠.
어젠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대책으로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아닌 땜질 처방일 뿐이었습니다. 국회엔 45건의 미세먼지 관련 법안이 1년 넘게 방치돼 있었고 국회는 오늘에서야 부랴부랴 법안 심사에 들어갔죠.

벌써 나흘째 이어진 미세먼지 공포에 국민들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중국 탓만 하며 서풍이 불지 않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행정'이 되면 안 되죠. 그저 손쉬운 방법을 찾기 이전에 제대로 조사부터 하고, 딱 부러지는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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