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가상화폐株 몰락…주가급락에 거래정지까지
입력 2018-03-27 17:34 
올 초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급등했던 테마주들이 두 달 반 만에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정부의 잇단 규제 발언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원 선 아래로 내려앉자 테마주 주가 또한 반 토막 나면서 투자자들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 소식에 투자자에게 주목받았던 넥스지는 두 달여가 지난 현재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최근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까지 당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넥스지를 관리종목과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하고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은 즉시 상장 폐지 사유인 만큼 다음달 2일까지 거래소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그사이 넥스지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12월 중순 9700원대에 거래됐던 넥스지는 보름 만에 1만4850원까지 46% 이상 상승했다. 지난 1월 4일에는 장중 1만6750원까지 뛰어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써 내려갔지만 두 달여가 지난 22일에는 1만450원까지 내려앉았다. 단기간에 급등세를 탔던 만큼 그 충격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한솔그룹 품에서 떠난 넥스지는 유통업체 씨엔킴, 금속공작물 제이에이산업, 영상제작업체 이앤엠으로 최대 주주가 계속 변경됐다. 또한 본업인 보안솔루션 부문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결국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와 핀테크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지난달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사업 목적에 광고대행, 리스, 캠핑카 제작 등을 추가했다.

김용석 넥스지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2일 이내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폐지에 대한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며 "감사인과 업무 협의를 거쳐 곧바로 재감사 계약을 맺고 재감사에 착수해 오해와 부당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사업 진출로 급부상했던 파티게임즈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30일까지 거래소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파티게임즈는 가상화폐공개(ICO)를 하고 기존 게임 아이템 거래 방식을 가상화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중순 가상화폐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1만13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1만650원으로 떨어졌다.
한편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1000만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주가가 반 토막 난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2744만4000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27일 오후 3시 30분 87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 발언으로 두 달 반 만에 거래가격이 68% 이상 급감한 것이다. 이에 가상화폐 테마주로 꼽혔던 종목들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업체인 두나무에 지분을 투자한 우리기술투자는 이날 전일 대비 130원(3.00%) 떨어진 421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10일 주가가 95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대 주주가 대규모 지분을 매각한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 연도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두나무에 함께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대성창투와 에이티넘인베스트 또한 지난 1월 10일 대비 37.0%, 12.5%씩 주가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옴니텔(-44.5%)과 비덴트(-35.8%), SCI평가정보(-17.9%)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직접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도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가상화폐 테마주들이 잇달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주가가 반 토막 났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 가상화폐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 설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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