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中 `빅딜`에도…한국산 반도체 끄떡없어
입력 2018-03-27 17:33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 대신 미국산 구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관련주들이 잇따라 약세를 나타냈다. 27일 SK하이닉스는 3.10% 하락한 8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역시 0.60% 하락한 24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반도체 관련 장비 및 소재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원익IPS(-2.69%) 유진테크(-2.88%) 에스에프에이(-1.29%) 등을 비롯해 솔브레인(-4.13%) 동진쎄미켐(-2.99%) 디엔에프(-0.76%) SK머티리얼즈(-0.33%) 등 반도체 소재 업체들도 대부분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자 한국산 반도체 대신 미국산 구매를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탓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미국과 중국 간의 이런 논의가 실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전 세계 D램(DRAM) 시장에서 약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D램 수요가 급등한 가운데 D램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D램이 70%를 넘고, 낸드(NAND)는 50%를 상회한다"며 "이로 인해 중국이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 업체와 경쟁하는 국내나 일본의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관련 IT중소형주는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움직임에 힘입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IT중소형주들이 올해 들어 조정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저가매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권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한 상황으로, 4월부턴 관련 발주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따라서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나, 관련 소재·소모품 관련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 안정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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