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춘천 조직폭력배 무더기 검거…손가락 자르고 충성 맹세 등 잔혹
입력 2018-03-27 15:39  | 수정 2018-04-03 16:05


강원 춘천지역 4개 토착 폭력 세력이 합쳐져 결성된 이른바 '통합춘천식구파' 두목과 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6년여간 춘천지역에서 불법으로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고 범죄단체를 구성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수사를 통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와 고문 B(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6일 밝혔습니다.

또 A씨가 조직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필리핀에서 운영한 불법도박사이트 관계자 C(48)씨 등 28명을 도박장 개장 혐의로 검거해 이 중에서 3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춘천지역 토착폭력배 4개 조직을 통합해 '통합춘천식구파'를 결성한 이래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대치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중 검찰에 먼저 송치된 일부 조직원은 1심 재판에서 이미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2011년 6월 강원도 홍천에서 행사장을 빌려 '통합춘천식구파' 결성식을 개최한 뒤 두목으로 추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장례식장 조화 납품사업이 수익이 좋다는 것을 알고 조직원을 동원,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을 포기하도록 협박해 춘천·홍천지역 일대 사업을 독점했습니다.

또 2012년에는 조직원들을 시켜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술을 마신 뒤 불법 영업을 했다며 112에 신고, 영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수법으로 보도방 영업도 독점해갔습니다.

2013∼2014년에는 사채업에도 손을 대, 다른 지역 사채업자들을 협박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각종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듯이 위협하고, 술집 등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해 흉기로 위협했습니다.

또 충성맹세를 한다며 핵심조직원 6명이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한마디씩 자르기까지 했습니다.

A씨는 춘천지역의 소위 '밑바닥'을 장악해 나가는 한편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도박사이트도 운영했습니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운영된 1천6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2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필리핀 리조트에서 일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유인해 도박사이트 관련 일을 시키고 여권을 빼앗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도박사이트 운영자금 5천만원을 압수했습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조직원들은 "'큰 형님'에 대해 진술하면 나중에 가만히 두지 않겠다,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고 했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조직 보호 차원에서 조직원이 각종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히면 변호사 선임비용을 지원해줬습니다.

경찰은 달아난 부두목과 조직원 4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다른 조직폭력배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신정교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최근 조직폭력배들이 각종 사행성 사업으로 조직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만큼 몰수보전 조치 등을 철저히 해 조직을 와해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조폭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사례가 없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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