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26일 뉴스초점-금수저 배불린 특별공급
입력 2018-03-26 20:07  | 수정 2018-03-26 20:51
만 19세, 이제 막 성인이 된 보통은 입시지옥에서 막 벗어난 나이. 20대라도 취업 시장을 전전하거나 이제 겨우 취직을 해 사회에 막 첫발을 디디는 나이죠.

그런데, 이 나이에 10억 원을 넘나드는 고가의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이들이 있습니다.
평균 분양가 14억 원에 경쟁률이 무려 25:1이었던 강남 개포8단지는 물론, 평균 분양가 8억 원·경쟁률 17:1을 기록한 과천 주공2단지 아파트 얘깁니다. 당첨만 되면 최소 1~2억 원은 그냥 남는다는 소문에 최근 청약 열풍이 일었던 이른바 '로또' 아파트들이죠.

뭐가 문제냐고요.
도대체 이들은 10억 원을 넘나드는 분양대금을
어떻게 낼 수 있을까요?
특히 강남 개포8단지는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해 온전히 현금을 쥐고 있지 않으면 아예 청약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돈 많은 부모의 도움 없인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 하죠. 신혼부부나 다자녀가구·국가유공자 등 취약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특별공급 제도가 결과적으론 금수저들의 편법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겁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분양가 10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특별분양을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뒤늦게 국토교통부가 특별공급 당첨자들을 전수조사해 증여세 탈루가 확인될 경우 처벌하겠다고 나섰지만….
왠지 일의 순서가 바뀐 느낌이죠?

처벌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제도를 가다듬는 게 우선일 겁니다.
특별공급이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면, 그 취지에 맞게 기준도 대상도 좀 더 세밀하게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특별공급이 더이상 금수저들을 배불리는 기회가 돼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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