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재경보에도 쇠사슬로 잠긴 기숙사…대형참사 날 뻔
입력 2018-03-26 17:08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예술계열 전문학교 기숙사에서 야간에 현관문을 쇠사슬로 묶어 출입을 통제해 자칫 큰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강남소방서는 지난 15일 오전 2시 40분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생 60여명 규모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기숙사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다고 26일 밝혔다.
학생들은 119에 신고하고 1층 현관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현관문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열 수가 없었다. 당황한 학생들은 건물 경비원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했으나 경비원은 큰 화재가 아니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유압장비로 쇠사슬을 끊은 뒤에야 학생들은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이 조사한 결과 이날(15일) 화재는 한 학생이 공용 주방에 달걀을 삶으려고 전기 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뒀다가 깜빡 잊고 그대로 두는 바람에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직접적인 화재 피해는 없었지만, 연기가 많이 발생해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질식 등의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사건 발생 닷새 만인 20일 새벽 현장점검을 위해 다시 기숙사를 찾았다가 현관문이 여전히 자물쇠로 잠긴 것을 발견하고 "소방서에서 쇠사슬을 끊은 이후에도 며칠 동안 자물쇠로 잠가둔 것은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라며 학교 측에 즉각 항의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며 해당 경비원을 해고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현장점검 당시 경비원이 '현관을 자물쇠로 잠그는 것은 학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라며 학교가 몰랐다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국 양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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