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석방 후 첫 유럽 출장
입력 2018-03-26 08:40  | 수정 2018-04-02 09:05
삼성 "신성장동력 확보, 비즈니스 파트너 미팅 위한 출장"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공식 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삼성전자는 25일 "이 부회장이 유럽으로 출국했다"며 "신(新)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립 80주년 기념일인 지난 22일 유럽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공식 행보를 극도로 자제해오던 이 부회장이 석방 후 45일 만에 첫 공식 일정을 유럽 출장으로 잡으면서 재계에서는 배경과 목적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총수로서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합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되기 이전인 2016년 9월 인도를 다녀온 것이 마지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입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동력 확보, 대형 M&A(인수합병) 등을 검토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6년 11월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 '하만'을 9조원대에 인수한 뒤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주요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들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에서 활발한 M&A를 벌이며 사업 영토를 넓혀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만 뒤처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출장을 계기로 대형 M&A가 다시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그동안 M&A 후보를 이미 물색해놓고 이 부회장의 최종 결심만 기다려왔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수감 생활로 현실과 동떨어져 지내면서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글로벌 IT 업계의 동향과 변화상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그동안 단절됐던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오너 등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교류를 넓히는 활동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로 일했던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과의 회의 일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멘스나 BMW, 폴크스바겐, 발렌베리,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거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나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외 출장이 오랫동안 중단됐다는 점에서 이번 출장길에 유럽을 거쳐 미국이나 중국 등의 주요 거래선과 파트너, 투자자, 글로벌 업체 CEO 등과 만나는 일정까지 소화하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 기간 삼성전자는 안정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벌여왔지만 총수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는 미뤄둔 상태였다"며 "이 부회장이 오너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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