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혹한에 폭설…車보험 손해율 급등
입력 2018-03-25 17:18 
외제차 렌트비 현실화 등 제도 개선 덕분에 지난해 10여 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자동차보험이 올해 초 계속된 강추위와 폭설 탓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2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빅5'의 지난 2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6.2%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손보사에서 말하는 적정 손해율은 약 78%로 만약 이보다 높으면 그만큼 적자를 본다는 의미다.
지난해 손해율 개선 덕분에 DB손보가 2008년 이후 9년 만에, 삼성화재는 2년 연속 흑자를 올리는 등 일부 회사의 차보험 사업이 개선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악화된 셈이다. 회사별로 뜯어보면 1월보다 2월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더 올라갔다. DB손보의 2월 손해율은 1월 88.7%보다 1.4%포인트 오른 90.1%로 5개사 중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는 1월 82.5%, 2월 85.5%로 3%포인트 뛰어 증가 폭이 제일 컸다. KB손보(88.1%), 현대해상(85.3%), 메리츠화재(82%)도 적정 손해율인 78%를 훌쩍 뛰어넘었다.
1~2월 유례없이 계속된 한파와 폭설로 자동차 사고가 늘면서 보험금 지출이 많아진 것이 손해율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제주도와 부산같이 평소 폭설 피해와 거리가 먼 지역에도 악천후가 이어졌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한파로 차 시동이 걸리지 않은 가입자들이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많이 찾은 것도 보험사 손실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3월이 돼도 대구와 부산, 강원도 등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일부 학교는 휴교를 할 정도로 눈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1~2월 겨울철에 악화된 차보험 손해율은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사고가 줄면서 내려가는데, 올해는 오히려 겨울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날씨 외의 불안요소도 있다. 현재 손보사들이 정비 업체와 사고 차량을 보험 처리할 때 적용하는 정비 수가를 올리는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인데, 그 결과 수가가 인상되면 보험사 지출도 늘어나게 된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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