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MB 26일 오후 2시 동부구치소 방문조사
입력 2018-03-25 16:05 

검찰이 26일 구속수감 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조사에 나선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5일 "26일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동부구치소에 설치된 조사실에서 조사할 계획이고 조사는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와 검사, 수사관들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이 전 대통령 측에 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동부구치소가 새로 지어져 다른 재소자들과 동선 등이 겹치지 않고도 조사실로 활용할 공간이 충분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조사를 택하면 조사 때마다 경호 등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신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혐의에 대해 보강조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검찰이 예정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강훈 변호사(64·사법연수원 14기)는 지난 23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검찰의 추가 조사와 관련해 "이미 조사를 다 받았기 때문에 지난 번 조사에서 바뀌거나 추가할 게 없는 상황에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질문 내용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검찰은 향후 구치소에서 몇 차례 진행될 조사에서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혐의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등 정치개입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에서 2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부인 김윤옥 여사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여사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 등에게서 10억원대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재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 "필요할 때 조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시기와 방식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전직 영부인으로서 예우를 고려해 비공개 조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엔 이 전 대통령의 가족이 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누군지 확인되진 않았다. 아들 시형씨 등 가족들은 전날에도 접견을 신청했으나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거부되면서 영치금만 넣고 돌아갔다. 이 전 대통령은 영치금으로 샴푸, 볼펜, 형광펜 등 기본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주 이 전 대통령 관련 인물들의 공판이 일제히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오는 28일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1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국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의 자금 10억8000만원, 2009년 금강의 법인자금 8억원을 허위 급여 명목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홍은프레닝 자금 40억원을 시형씨 소유회사 SM의 자회사에 무담보 저리 특혜 대출을 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이순형)는 오는 30일 이영배 금강 대표의 특경법상 횡령 등 혐의 1회 공판을 연다. 이 대표는 고철판매 대금 등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법정에 출석한다.
또 같은 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오는 27일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 1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이던 2010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국정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사업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여원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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