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번엔 차바이오텍…바이오 공포 확산
입력 2018-03-23 16:06  | 수정 2018-03-23 19:34
신라젠·네이처셀 주가 급락에 이어 이번에는 차바이오텍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악재들이 터지면서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23일 신라젠·네이처셀·차바이오텍 등 기대감 하나로 올랐던 주요 바이오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차바이오텍 주가는 전날보다 29.99% 떨어진 2만3700원에 마감했다. 차바이오텍이 지난 22일 밤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2017회계연도 감사의견 '한정'이 기재됐고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 주가는 전날 10.21% 하락한 데 이어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차바이오텍의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기재된 이유는 23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과 회계법인 측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줄기세포치료제 관련 조건부 허가를 염두에 두고 초기임상도 자산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회계법인은 초기 임상인 데다가 개발 속도가 늦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회계법인의 입장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별도기준으로 4개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거래소 측은 회계법인 측 입장을 받아들여 차바이오텍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차바이오텍 측은 "작년 5억3000만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해 외부 감사인이 감사기준을 예년보다 대폭 강화하면서 감사 의견을 '한정'으로 제출했다"며 "관리종목 지정은 회계 감사기준 강화로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으로, 차바이오텍의 연구 프로젝트와 그 성과 등 사업의 펀더멘털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고 주장했다.
차바이오텍은 입장문에서 최단 시간에 흑자를 구현해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사업구조 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즉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구조조정TF를 구성해 다음주에 회사혁신과 수익개선을 위한 1차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네이처셀도 23일 전날보다 약 12.52% 떨어진 2만4800원을 기록했다. 네이처셀은 올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주가가 6만2200원까지 치솟았으나 약 일주일 만에 절반 이하로 급락한 것이다. 네이처셀 주가는 지난 19일 퇴행성 골관절염 세포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가 불발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 20일 일본에서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목적의 줄기세포 기술이 일본에서 상용화된다고 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허가의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신라젠 주가는 전날 임상 결과 지연 소문이 돌면서 10% 가까이 급락했는데 이날도 11% 넘게 떨어졌다. 신라젠의 유럽 파트너사인 트랜스진의 임상 결과 시점이 늦어진다는 소문인데 신라젠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증권업계에선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헬스케어 섹터 전체에 대해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바이오주를 볼 때는 민감도가 중요한데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은 이 같은 조정이 일어나도 하락폭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코스피 시가총액 5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약 1%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에 따라 차바이오텍을 코스닥150 지수와 KRX300 지수 등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수 변경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신찬옥 기자 /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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