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건축 발목잡힌 사이…활기도는 강북 재개발 분양
입력 2018-03-22 17:18  | 수정 2018-03-22 21:13
올해 재개발 일반분양 물량이 지난해 대비 확 늘어난다. 강남 재건축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분양가 억제 정책으로 '로또'로 불리며 인기가 높았지만, 중도금 대출 등이 막혀 '부자들의 잔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최근 최고 청약 경쟁률 91대1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1순위 마감을 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가장 작은 전용 63㎡ 분양가도 9억8000만원이라 중도금 대출이 아예 안 돼 현금 7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만이 사실상 도전해볼 수 있어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강남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있는 강북 재개발 일반분양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3월 이후 연말까지 서울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물량은 총 9248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7274가구에 비해 27.1% 증가한 수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정, 아현, 신길, 수색증산 뉴타운은 물론 주상복합,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청량리 일대 대규모 정비사업도 분양 채비 중이다. 물량이 많으면 당첨 확률이 높은 데다가 강남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게 책정됐고 인기 면적은 대부분 중도금 대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접근이 훨씬 수월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훌쩍 넘고 중도금 집단대출이 막혀 웬만한 자금력으로 청약을 결정하기 쉽지 않지만 비강남권, 특히 입지가 좋은 재개발 정비사업은 아직 대출이 가능한 곳이 많고 준공 때까지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곳도 많아 예비 청약자에겐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 재개발에서도 강남 못지않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2년간 이어지던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꺾였지만 마포, 용산, 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을 필두로 한 강북 주요 지역 집값은 거침없이 우상향 중이다. 최근 '마용성' 일대 신축 아파트에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12구역에 재개발로 지은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 3층 매물은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층(2층)의 직전 월 실거래가는 10억7500만원이었다. 왕십리뉴타운 3차인 센트라스 역시 지난달 전용 84㎡가 12억원에 거래됐다. 2015년 3월 분양 당시 전용 84㎡ 가격은 6억4000만원이었다. 2016년 11월 입주 뒤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마포에서는 아현동 소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가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59㎡도 실거래가 10억원을 돌파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재개발은 단지 규모가 보통 1000가구를 넘는 대단지로 조성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물산이 양천구 신정뉴타운에 공급하는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는 1497가구 규모고, GS건설이 마포구 염리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역시 1694가구로 초대형 단지다.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롯데건설의 '청량리 롯데캐슬'은 최고 69층 주상복합과 상업시설, 오피스텔이 복합으로 나오는 1425가구 규모다.
[박인혜 기자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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