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방탄`의 힘! 빅히트, SM·JYP·YG 제쳤다
입력 2018-03-22 17:11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SM·YG·JYP 등 엔터테인먼트 빅3 업체를 모두 제쳤다. 창업 12년 만에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업계 신흥강자로 부상한 것이다.
22일 빅히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액 924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발표했다. 이로써 빅히트는 2017년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SM, YG, JYP 등 기존 엔터테인먼트 3강을 모두 제치게 됐다. 일주일 앞서 엔터 빅3가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SM은 109억원, YG는 252억원, JYP는 195억원 등을 기록했다.
빅히트는 경쟁사 3사보다 적은 매출액을 기록하고도 좋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최고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실속 있게 알짜 영업을 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빅히트는 924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SM(3654억원), YG(3499억원) 대비 4분의 1, JYP(1022억원)와 비교해 9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빅히트는 엔터 업계에서 기록적인 35%의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따돌릴 수 있었다.
빅히트가 사명(Big Hit)처럼 대박을 칠 수 있었던 비결은 전적으로 방탄소년단의 힘에 있다는 게 업계 내외부를 막론한 분석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한동안 대형기획사 경쟁 그룹들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지난해 국외에서 인기가 급상승하며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그룹으로 등극했다. 특히, 그 해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K팝 그룹 최초로 소셜 미디어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아이돌그룹의 꿈이라는 미국 대중음악시장에 안착하게 됐다. 실제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효과를 타고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아우르는 모든 부문 실적이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산과 자본 역시 612억원과 40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1%, 160% 증가했다. 빅히트는 "금융권 차입금이 없어 건실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상장기업이 아닌 빅히트는 자산이 120억원을 넘는 회사는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규정에 따라 실적을 밝히게 됐다. 이날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이 거둔 실적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 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앨범은 149만장(가온차트 2017년 공식 기준) 이상 판매되며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앨범이 한 달만에 120만장 이상 팔린 것도 2001년 god 4집 이후 16년 만이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의 국내외 팬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수적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진행한 월드 투어('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는 매회 좌석이 매진되며 전체 관객 동원 55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빅히트 모시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SM과 JYP는 SK텔레콤과 연내 신규 음원 플랫폼 론칭계획을 발표하면서 파트너로 빅히트를 포함시킨 바 있다.
국내 모 기획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보다 업력이 긴 기획사가 아닌 빅히트와 손을 잡아 의아했다"며 "이날 발표한 실적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기존 3강 구도를 넘어 4강으로 재편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히트의 코스닥 상장도 더욱 주목받게 됐다. 빅히트는 지난해 말 상장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하반기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내년 초 증권시장에 입성하는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 관계자는 "2017년은 방탄소년단의 국내외 성공이 재무적 성과로 돌아온 한 해였다"며 "단순히 매출 규모 등 외형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수익성 및 매출 다변화 등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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