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건강을 관리하지 않으면 치아손실·황반변성·동맥경화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22일 '제10회 잇몸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잇몸 건강 악화가 전신의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하며 평소 잇몸 건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호 대한치주과학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치주병은 성인의 치아를 상실하게 하는 대표적 질환"이라며 "치은염·치주병으로 연간 1000만명 넘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어 피성희 원광대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치주학회에서 발표한 '유지치주치료에 대한 환자의 협조도에 따른 치아상실률 평가' 연구 결과를 통해 유지 치주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 교수는 치주염 치료를 받고 치과에 규칙적으로 내원하지 않는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보다 치아 상실률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지 치주치료는 (앞선) 치주치료 후 (이뤄지는) 일종의 재발방지 프로그램으로 약 15%만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치주병은 재발이 흔한 만성질환으로 저절로 낫지 않고, 치료를 했어도 재발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희윤 한양대구리병원 안과 교수는 62세 이하 중년층이 심한 치주질환을 앓고 있으면 황반변성 유병률이 약 1.6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성인 1만2072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치주질환과 황반변성 사이에 연관 관계는 있지만 치주질환으로 인해 황반변성이 생기는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안구의 안쪽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부의 변화로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어 주지영 부산대 치과대학 교수는 치주염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혈관 안에서 산화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포식한 대식세포에 의해 생긴 거품세포가 분비한 염증성 플라그가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며 치주염 발병의 주요한 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의 HSP60펩타이드19가 LDL콜레스테롤 산화, 거품세포 발생, 염증유도물질 분비와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양승민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는 정부 정책이 치주질환 예방·관리에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건강보험이 1년에 1회 스케일링에 대해 보장해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최근 20~30대의 (치과) 의료 이용률이 증가했다. 이는 향후 10~20년 뒤 치주질환 유병률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 내에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전담 부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구강생활건강과는 국민들의 구강 건강 뿐 아니라 공중 위생에 대한 정책까지 맡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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