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마더’ 이보영 “허율, 대견하고 고마워…첫 연기 파트너 돼 영광”
입력 2018-03-21 15:06 
배우 이보영이 최근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tvN 드라마 ‘마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tvN
[MBN스타 김솔지 기자] 긴 여운이 남은 듯 보였다. tvN 드라마 ‘마더는 배우 이보영에게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보영은 드라마 종영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녀로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허율을 꾸준히 극중 이름 윤복이라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고, 그러다 눈물을 쏟아내는 등 작품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첫 인터뷰 때는 드라마가 끝난 게 실감 안 난다고 했는데, 계속 소감을 얘기하다 보니까 살짝 실감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그래도 아직 안 끝난 것 같다. 또 촬영 현장에 나가야 할 것 같다. 윤복(허율 분)이랑 마지막 촬영 끝나고 엄청 울었다. 집에 와서도 15회 엔딩 보고 눈물 났다. 정말 속울음을 터트렸다.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이보영 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 아이(허율 분)의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모녀 로맨스를 그린다. 도쿄 드라마 어워드 4관왕 등 작품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최고의 웰메이드 일드로 손꼽히는 동명의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먼저 보고 이 작품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때는 아기를 낳고 감정 기복도 심할 때였다. 아동학대 기사만 봐도 울었다. 그런데 촬영하고 방영날짜가 다가오면서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하며 무서웠다. 원작이 워낙 좋았고, 잘해봐야 본전일 텐데, 왜 이걸 하고 싶었을까 후회가 되기도 했다. 원작을 알고 있어서 자꾸 비교도 됐다. 초반에 연기할 때 묶이기도 하고, 부담감도 컸다.”

이보영은 버림받은 아이의 가짜 엄마가 된 수진 역을 맡았다. 조류학 연구원이지만 인근 초등학교에서 과학 전담 임시교사로 일하게 된 수진은 그 곳에서 학대를 당하는 아이 혜나(윤복/허율 분)를 만났고, 혜나가 엄마에게 버려진 날 수진은 혜나를 데리고 떠났다. 이후 혜나의 진짜 엄마가 되기 위한 여정을 그렸다.

이 작품은 다 완벽했다. 현장 컨디션, 촬영 컨디션, 제 컨디션, 배우 컨디션, 연기할 수 있는 상황들까지. 드라마 하나 끝나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은데, 이런 드라마면 일주일 후에 다른 작품을 찍어도 좋을 정도다.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좋았다.”

배우 이보영이 최근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tvN 드라마 ‘마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tvN


이보영에게 ‘마더가 완벽했던 만큼, ‘마더 속 이보영 역시 완벽했다. 처절한 모성애 연기로 매 회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을 안겼고, 진짜 엄마가 되기 위한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입체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전하고자 했던 이보영의 진정성이 가득 담겨 빛을 발했다.

연기를 할 때 제가 대본을 보고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배우는 아니다. 대사를 대충 외우고 현장에서 간다. 공간 분위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상대배우가 ‘이렇게 하겠지라고 예상은 하지만, 막상 배우들이 모두 예상과 다른 연기를 해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지 계산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눈을 보면서 거기서 받아지는 데로 쳤다. 어쩔 땐 대사도 뒤죽박죽되기도 했지만(웃음). 그래서 따로 중점을 두기 보단 현장에 집중했다.”

이번 현장에서는 모든 스태프가 최고의 판을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감정 소모가 심하지 않았다.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잠도 충분히 자고, 대본도 충분히 봤다. 캐릭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생각하는 감정을 한번만 뽑아내면 될 수 있게 컨디션이 맞춰져 있었다. 한번 연기하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의 현장이었다.”

이보영과 함께 모녀 로맨스를 그린 허율 역시 탄탄한 내면 연기로 시청자들에 깊은 여운을 안겼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에서 활약할 아역배우 캐스팅이 중요했던 만큼, 제작진은 신중을 기했고,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허율이 캐스팅 됐다. 이보영 역시 아역배우 캐스팅에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역할에 완벽히 녹아든 허율에 대견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너무 대견하고 고마웠다. 윤복이의 첫 파트너가 돼서 영광이다. 사실 초반에는 윤복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아동학대를 어떻게 감당하나. 그런데 윤복이가 아동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행복이 최고치다. 너무 행복해하고, 드라마가 끝나는 게 너무 슬픈 아이다. 드라마 끝나고 나서 아이의 감정이 조금 걱정이 많이 되기는 하는데, 드라마를 찍는데 솔직히 학대 받는 장면인 줄 모른다. 보는 저희야 ‘어떻게 쓰레기봉투에 넣어 하지만, 애는 그냥 재밌게 들어가 있는 거다. 거기까지 생각을 할 수 없다. 목 조르는 장면에서도 킥킥대고 웃고. 그러니까 현장에 너무 행복하게 놀러오더라. 그래서 초반에는 엄청 집중시켰는데, 9회부터는 윤복이가 돼있었다. 어느 날은 계속 울더니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하더라.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이 아이에게 가르쳐야한다,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마더는 모성뿐만 아니라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고,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으로 안방극장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보다 가족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 가장 냉정하다. 드라마를 보면 이보영이 보이지 캐릭터가 보이기 쉽지 않은데, 온 가족이 윤복이가 수진이랑 같이 살게 되기를 응원하더라. 저희 엄마는 원래 재미없으면 다른 얘기하고 집중을 안 하시는데, 이번에는 드라마 시작하는 순간 불 끄고 온전히 드라마에 몰입해서 보셨다. 제 동생도 저한테 문자를 잘 안 보내는데 어느 날 저한테 윤복이랑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저는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너무 행복해진다. 이보영이 아닌 수진이 될 때, 그래도 의미 없는 일을 한건 아니구나 싶다. 드라마가 물론 재밌는 요소도 필요하고, 깔깔 웃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조금은 사람들 마음에 물결이 일렁이게 하는 것도 보람되고 개인적으로 행복한 것 같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